작년 11월 시작한 '이제는 신용이다' 기획시리즈를 제3부 좌담회를 끝으로 마감하게 됐다. 시리즈를 마치면서 갖게 되는 생각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신용불량자 문제를 더 이상 '그들만의 문제'로 방치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신용불량자 문제에 '쾌도난마(快刀亂麻)'식 해법은 없다는 것이다. 첫번째 생각은 신용불량자의 급증이 거시경제 전반에 미칠 악영향에 근거한다. 신용불량자가 임계 수준 이상으로 늘어나면 사회 전체의 한계소비성향이 급속히 낮아져 내수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내수에 의존하는 제조 및 서비스업의 활동이 저하되고 이는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임금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의 가계부실로 이어진다. 가계부실이 심화되면 다시 신용불량자가 양산돼 악순환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구도는 단순히 '시나리오'에 그치지 않고 최근 우리 경제의 모습에서 현실로 확인되고 있다. 신용불량자 문제의 해법은 시리즈 2부에서 중점적으로 다뤘다. 기존의 개인워크아웃, 개인파산제도를 소개하는 한편 신용회복지원채권 발행 등의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이런 해법들을 다룰 때 항상 결론부분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어떻게 방지할 것이냐는 점이었다. 쾌도난마식 해법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 점 때문이다. 끝으로 시리즈 3부의 주제였던 신용교육 문제와 관련, 개인적인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해 본다. 작년 11월쯤의 일이다. 퇴근 후 집에 들어갔더니 아들 녀석이 동생인 딸아이에게 "너같은 놈들이 커서 신용불량자가 되는 거야"라며 훈계(?)를 하고 있었다. 딸아이가 열흘 전에 빌려간 1만원을 갚지도 않고 또다시 5천원을 빌려달라고 한게 발단이었다. 일단 딸에게 구제금융을 제공한 뒤 "오빠한테 빌린 돈은 어떻게 갚을거냐"고 물으니 "세뱃돈 받아서 갚겠다"고 해 쓴웃음이 나왔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둘 사이에는 종종 이런 금전대차거래가 있었던 모양이다. 조기 신용교육의 필요성을 딸아이가 일깨워준 셈이다. ----------------------------------------------------------------- < '신용관리교육' 계속됩니다 > 한국경제신문사는 신용불량자를 예방하고 신용사회 정착을 위해 '신용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교육은 시리즈가 끝난 후에도 지속됩니다. 신용관리 교육을 받기 원하는 고교나 대학교, 지자체 및 일반단체는 한국경제신문사 문화사업팀 (02)360-4520으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교재가 무료로 제공되며 참가비는 없습니다. 임혁 금융팀장 limhyu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