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불균형 문제는 국가간 환율조정이라는 가격조정으로 해결되기 어려우며 미국이 책임지고 실물경제 구조조정을 해야한다고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밝혔다. 박 총재는 이날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홍콩 주재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최근 세계경제의 불균형 문제는 미국의 과소 저축과 과대 지출이라는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은 문제의 본질을 다른 나라에 전가해 국가간의 환율조정이라는 가격조정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저축 증대와 재정적자 축소, 경상수지적자 축소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다른 나라들도 지출증대와 수입증대 등의 노력을 해야겠지만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먼저 결자해지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실물경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총재는 또 "중국 중앙은행 당국자들이 중국의 경기과열 문제를 처음으로 시인했다"면서 "통화 환수를 위해 금리를 인상할 것을 제안했으나 그럴 정도로 경기가 과열된 것은 아니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대신 채권 발행 등을 통환 통화수축을 시도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내 개인적으로는 중국이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올해 안에 위앤(元)화를 평가절상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밖에 "지난해 외환보유고 중에서 유로화 보유 비중을 높이면서 7%의 수익률을 올렸다"면서 "달러화 하락 가능성 등에 대비해 현재 보유 비중이 아주 낮은 금 보유고를 소폭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