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조류독감의 급속한 확산을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과 태국에서 추가 사망자가 발생, 아시아 지역에서 조류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16명으로 늘어났다. 베트남 보건당국은 4일 중부 람동성의 24세 남자가 조류독감으로 사망했으며,남부 타이닌 지역에서도 지난 달 27일 15세 소녀가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혀 베트남의 조류독감 사망자는 모두 11명으로 늘었다. 또 태국 정부도 이날 조류독감으로 6세 소년이 숨져 조류독감 희생자가 5명으로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아시아 지역의 조류독감 사망자는 모두 16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현재 베트남, 태국, 중국 등에서 조류독감 의심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일부는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희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국지역에서 조류독감 발생이 계속 보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간 감염사례가 발표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중국 당국이 사실을 은폐하고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헨리 니먼교수는 "현재까지 중국에서 인간 감염사례가 없다면 이는 매우 놀라운 일이다. 그처럼 많은 인구와 그처럼 많은 닭이 있으며 많은 발병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이 감염되지 않았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일이다"고 말했다. 니먼교수의 언급은 중국에서 조류독감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나 중국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WHO는 조류독감이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되고 확고하고 뿌리를 내린 질병이기 때문에 아시아 어느 국가도 조류독감에서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터 코딩글리 WHO 서태평양 사무소 대변인은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로 볼 때 아시아 전역이 안전하지 않다"고 말하고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따라 잡지못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한편 이탈리아 로마의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이날 조류독감 발생국 관계자들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대표단, WHO, 세계동물보건기구(WAHO) 관계자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류독감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비상대책회의가 열렸다. 이틀간 일정으로 열린 로마회의에서 40여명의 전문가들은 조류독감에 대처하기 위해 감염사례 조기 보고와 위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회의에서 작성한 권고문 초안에서 조류독감 확산 방지를 위한 행동 요령을 제시하고 이웃 국가간 긴밀한 협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FAO는 조류독감 감염으로 아시아 각국에서 지금까지 약 5천만마리의 닭이 살처분됐으며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중국, 대만 등지에서 대규모 살처분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노이.로마.마닐라 AFP.신화=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