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컨퍼런스보드가 진단한 올해 세계경제는 한마디로 '강력한 균형성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해 경기회복이 미국주도로 다소 '불균형적'으로 진행됐다면 올해는 유럽 일본 등까지 본격회복세를 탄다는 것이다.


유럽 일본 등에서 올들어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가 일제히 크게 호전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올해 세계경제를 낙관적으로 보는 근거는 무엇보다 연초에 나온 제조업 및 소비관련 지표들이 '동반호조'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미공급관리자협회(ISM)는 1월 제조업지수가 63.6(전달 63.4)으로 상승, 20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 제조업경기 판단의 핵심척도인 ISM지수는 4개월 연속 상승했다.


보통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제조업이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컨퍼런스보드는 제조업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첨단기술주 중심으로 한 기업투자 역시 급증, 투자붐이 일었던 1990년대 초반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 12월 소비지출도 0.4% 늘어나며 두달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건설지출도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유럽연합(EU)의 1월 제조업지수도 3년만의 최고치로 급등, 올들어 본격적인 경기회복세에 동참할 것임을 예고했다.


일본의 기계제조 공장은 '풀가동'에 들어갔고, 일본당국은 10여년간의 장기불황 탈출을 공식선언했다.


고용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경기회복에 따라 고용시장의 햇볕이 더 강해질 것이란 분석도 우세하다.


일본의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4.9%로 전달 대비 0.3%포인트 급락했고, 미국의 고용시장도 지속적으로 '완만한 개선' 신호를 보내고 있다.


물론 세계경제의 발목을 잡을 복병들도 만만치 않다.


경기회복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이 '물가상승→임금인상→기업경쟁력약화' 등의 악순환을 초래,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컨퍼런스보드는 고용시장 회복도 궁극적으로 기업의 비용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지적했다.


또 경기회복으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 경우 미국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크다.


조류독감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세계경제에 브레이크를 걸 복병이다.


조류독감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사스가 다시 재발한다면 전세계 교역이 크게 위축되고, 세계경제의 동반회복이 치명타를 입을게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로선 세계경제가 소비 제조 고용 등에서 완연한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낙관적 분위기가 우세하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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