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계가 올해 반도체, LCD, PDP 등의 첨단 세트 및 부품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 이는 중장기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첨단 기술에 대한 개발이 없이는 생존도 없다'는 전자업계의 냉엄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매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비를 늘려온 삼성전자[005930]는지난 2002년 2조9천억원, 지난해 3조4천억원에 이어 올해는 작년 대비 14.7% 가량늘어난 3조9천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책정했다. 이는 올해 매출 목표액인 46조3천400억원의 8.5%에 해당하는 것으로 매출 대비연구개발비 비중이 지난해 8.1%보다 0.4%포인트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총괄에서 분리.독립한 LCD 부문에 전체 연구개발비의 절반에 가까운 2조원 가량을 쏟아붓는 등 반도체를 비롯해 LCD, PDP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의 기술개발 및 연구인력 지원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066570], LG필립스LCD, LG이노텍, LG텔레콤[032640] 등 LG의 전자.정보통신 계열사의 경우 올해 연구개발 투자에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2조3천억원을 책정했는데 이는 LG그룹 전체 연구개발비(2조6천억원)의 88%에 해당되는 규모다. LG전자 등 계열사들은 특히 전자.정보통신 부문 투자액의 70%에 가까운 1조6천억원을 '승부사업'인 디지털TV, PDP, LCD, 차세대 단말기, 편광판, 2차전지 등의 정보전자소재와 '신사업'인 홈네트워크, 차량 정보단말기,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DMB)단말기, 포스트 PC, 유기EL 등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SDI[006400]는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토대로 전체 투자규모를 작년 8천억원에서 올해 1조1천80억원으로 38%나 확대한데 발맞춰 연구개발비도 지난해 3천억원에서 올해는 30% 이상 늘어난 4천억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삼성SDI는 투자액중 80% 이상을 PDP 및 2차전지, 유기EL, FED 등 차세대 수종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브라운관 성능 향상에도 상당액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000660]도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과 IT경기 회복을 계기로 전체 투자비의 평균 10-20% 정도인 연구개발비를 지난해 대비 2배 가량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디지털영상가전에 대한 집중 투자와 함께 연구개발비를 작년보다 10% 증액키로 했으며, 삼성전기[009150]는 광픽업과 MLCC, 카메라모듈 등 1위육성 품목을 중심으로 R&D 투자를 매출비중의 1%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 투자는 전자업체 입장에서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연구개발 투자가 새로운 시장개척의 초기단계나 본격적인 국면전환기에 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국내 전자.정보통신 업계에 새 트렌드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