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004940]과의 합병을 앞두고 외환카드[038400] 노사의 인력 감축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외환카드 사측이 지난 27일 서울 강남 노동사무소에 정리해고 계획 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사측은 이 신고서에서 정규직의 54.7%에 달하는 362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상태고,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전 노조원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방배동 본사에서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30일 "이주훈 대표이사 직대가 노조와의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도 않는등 사측이 불성실한 교섭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교섭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리해고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협상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사측이 협상을 통해 인력 감축 규모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정리해고안제출로 기존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것이 노조측 주장이다. 노조는 또 "이 직대는 대주주인 외환은행의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며 "인력 감축 협상에 외환은행의 책임있는 관계자가 참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사측의 정리해고 방침을 철회시키기 위해 다음달 2일과 4일 사무금융연맹 및 금속노조와 연대해 장외집회를 여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일 예정이다. 외환카드 사측은 이와 관련, "정리해고 신청서 제출은 노동관계법에 따른 행정적 절차에 불과하다"며 "노조와 구조조정에 대해 계속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노동관계법에 불가피한 해고 사유 발생시 1개월 전까지 관할 관서에 신고토록 돼 있어, 협상이 끝까지 결렬될 경우에 대비한 조치였다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외환카드는 오는 2월28일로 예정된 합병 이전에 구조조정을 마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또 협상재개를 위해 ▲노조가 총파업중인 방배동 본사 이외의 장소를 협상장으로 정하고 ▲노조가 사무금융연대 등 외부 단체와의 연대를 중단해야 한다고주장했다. 사측 관계자는 "합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정리해고 수순까지 가지 않도록 노조와 계속해서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