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해외 선진기업들과 공동으로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고 공동 마케팅까지 펼치는 '수평적 분업'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경쟁시대를 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말 도시바와의 광스토리지 사업협력과 소니와의 LCD 합작사 설립에 이어 작년 4월부터 시작된 일본 산요전기와의 에어컨 공동개발에 성공, 신개념의 미래형 에어컨 신제품을 내달 중순 처음으로 출시한다. 양사가 공동개발한 '월드 베스트'(World Best)라는 이름의 이 에어컨은 광촉매필터에 특수항균제를 입혀 실내 세균과 냄새를 제거하고 온도를 유지하면서 습도만제거하는 기능 등 최첨단 기능을 탑재, 국내 에어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까지 외국 회사와의 제휴는 부품이 주를 이뤘지만 산요전기와의 에어컨 공동개발은 가전 세트제품에서 수평적 협력을 이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며 "앞으로 이런 형태의 국제적 분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광스토리지 분야에서 도시바와의 합작사 설립에 이어 미국의 EMC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포함한 포괄적 제휴 체결이 성사단계에 이른 것으로밝혀졌다. 이 제휴에서 삼성전자는 EMC의 스토리지 일부 제품군을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동시에 국내 시장에서는 중형 제품인 클라릭스 제품에 삼성브랜드를 부착, 판매키로하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리지 제휴로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강화하기 시작한 서버사업에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와함께 최근 열린 '2004 CES' 기간 미국 최대의 PC 제조업체인 델과 레이저프린터 부문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상반기중 델에 스캐너와 팩스 기능이 포함된 다기능 레이저프린터를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공급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제품 공급과 함께 델과 공동으로 기술개발 및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등 레이저프린터 사업을 본격화해 올해 세계 시장에서 HP에 이어 2위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미국의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그룹인 월트 디즈니와 손잡고디즈니가 미국에서 추진중인 최신영화 유료 TV사업에 HD급 셋톱박스 장비공급업체로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마쓰시타와는 DVD레코더 기술표준화 제휴를, NEC와는 하이엔드 컴퓨팅 시스템 분야의 상호기술협력과 공동마케팅 제휴를 각각 맺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업간 협력은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위한 것"이라며 "사업기회를 극대화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경영자원을 국제적으로 공유하는 국제분업은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