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남부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오는 3월 실시될 예정인 경기도 화성·동탄신도시 시범단지의 분양을 앞두고 극심한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작년 4·4분기에 발생한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해 말까지는 꾸준히 팔려나가다 올 들어서는 계약이 뚝 끊기는 등 급랭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아파트를 마련하려는 실수요자의 대부분은 동탄신도시를 겨냥한 청약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당분간 이 지역의 분양시장은 휴면기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자 발길 끊긴 동탄신도시 주변 분양시장 화성 태안읍,수원시 등 동탄신도시 주변에서 선착순 분양을 실시 중인 단지들의 모델하우스는 올 들어 썰렁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작년 10월 화성 태안읍에서 분양돼 50%대의 초기 계약률을 기록했던 '신일해피트리(5백2가구)'의 경우 연말까지 계약률을 80%선까지 끌어올렸지만 올 들어서는 모델하우스 방문객이 손을 꼽을 정도로 줄었다. 수원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말까지 70%대의 계약률을 달성했던 '수원 오목천동 대우푸르지오(7백81가구)'의 모델하우스 역시 방문객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동탄신도시에 대거 몰릴 듯 업계 관계자들은 "용인 수원 화성지역 생활권자 가운데 상당수는 이번 동탄신도시 시범단지 분양 때 청약통장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동탄신도시 분양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이미 공급이 됐거나 분양이 예정돼 있는 주변 시장이 동면(冬眠)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우림건설 김종욱 실장은 "동탄신도시의 분양이 본격화되는 3월 이후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지난해 말 분양돼 현재 70% 수준에 머물고 있는 '화성·발안 루미아트(9백40가구)'의 계약률을 3월 이전에 90%대로 끌어올린다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새로 분양에 나서는 업체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실제 올 1∼2월 중에 주택공급이 예정된 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동탄신도시 분양 이후로 공급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범단지 공급 끝나야 '햇볕' ㈜신일의 강필호 분양소장은 "화성시 청약통장 1순위자들이나 용인 수원 등지의 수요자들은 거의 대부분 동탄신도시 분양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4월까지는 분양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도시 분양이 마무리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화성·태안지구 주변 H공인 관계자는 "지금도 동탄신도시 주변 미분양 아파트를 계약해야 할지,분양을 기다려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시범단지에서 분양을 못받은 수요자들은 주변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