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올해 `윤리경영'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각 기업들이 기존의 `선물 안받기' 운동을 사내안팎에서 한층 강화하고 있다. 또 대부분 기업들은 닷새간 계속되는 `설 황금연휴'에 휴무할 계획이지만 업종특성상 24시간 가동해야 석유화학 및 반도체부문과 주문이 밀려드는 조선업계 및 평판디스플레이부문 등은 연휴에도 라인을 멈추지 않는다. 특히 다수 기업들이 기본급 100% 수준의 정기상여금을 지급하는 가운데 지난해좋은 경영성적을 낸 기업들은 추가 보너스 지급계획을 갖고 있어 임직원들이 따뜻한설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CEO(최고경영자)들은 설연휴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머물며 신년구상을할 계획이지만 일부는 해외를 돌며 외국 투자가들을 상대로 IR(기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일 예정이다. ◆`선물 절대사절' 확산 = 기존 `선물 안받기' 캠페인의 강도가 더 세진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 설에도 선물반송센터를 설치하고 고객사에게는 이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며 선물과 관련한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담은 `선물처리 매뉴얼'을 제작해 전 직원에게 배포했다. 삼성그룹은 설 명절을 앞두고 통례대로 경영진단팀을 중심으로 근무기강을 확립하기 위한 감사를 강도높게 실시할 예정이다. 사내 윤리강령을 통해 `선물은 절대 안주고 안받는다'는 기준을 마련, 선물 안주고 안받기 방침을 강조해 온 아시아나항공은 선물을 전달한 협력업체에 대해서는경고 공문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윤리경영을 전사적으로 선포한 뒤 올해는 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지난 3일 시무식과 함께 질서윤리규범 준수 및 실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와 함께 이번 설을 앞두고 신고위원회 설치 등이 사내에서 논의되고 있다. 한화그룹과 LG전자, 현대산업개발 등은 사내 게시판 등을 통해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설 선물을 주고받지 말라는 공지를 할 예정이다. ◆5일 연휴속 조선.반도체 `가동' = 대부분 기업들이 21일부터 닷새간 휴무에들어가지만 업종 특성상 공장가동을 멈출 수 없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과 수출주문이 밀린 LCD와 조선업계 등은 연휴에도 공장이 계속 돌아간다. 포스코의 포항과 광양제철소는 4조3교대로 계속 가동되며 SK㈜, LG화학 등 석유화학업계 역시 설 연휴에도 4조3교대로 계속 근무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기흥, 천안, 온양 반도체와 LCD 라인은 4조3교대 근무에서 3조3교대로 조정, 24시간 근무할 예정이며 이 회사의 구미 휴대전화 생산라인과 삼성SDI의천안 PDP 공장은 21-23일 휴무후 24일부터 정상 가동될 예정이다. 조선업계는 공식적으로는 업체별로 5-6일간 연휴를 즐길 수 있지만 지난해 사상최대의 수주 호황으로 일감이 밀려 있어 상당수 직원이 설 연휴도 잊고 바쁘게 움직일 전망이다. 지난해 성탄절과 최근 격주 휴무 토요일에도 7천여명씩 근무해온 현대중공업의경우 이번 설연휴에도 설 하루를 제외하고는 동일한 수준의 인원이 나와 잔업과 특근을 할 계획이다. ◆두둑한 `추가 보너스' = 설을 맞아 다수의 기업들이 기본급의 100% 수준인 정기상여금을 지급하는 가운데 지난해 경영성적이 좋았던 일부 기업에서는 `+α'의 별도 보너스가 추가로 지급된다. 지난해 전례없는 수주호황을 누린 조선업계의 경우 대우조선해양은 정기 상여금인 급여기준 50%에 더해 임금협상 타결내용에 따라 설휴가비로 월 급여의 50%를 추가로 지급하며 삼성중공업은 설 상여금으로 급여의 100%를 나눠줄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임단협에 따라 귀향비 30만원이 지급된다. 현대-기아차는 대리급 이하 직원, 쌍용차는 일반사원에 한해 보너스 50%를 지급키로 했으며 GM대우는 귀성여비 형식으로 35만원을 줄 계획이다. 삼성은 설 전에 지급되는 기본급 100% 수준의 상여금 보다는 연휴 이후 지급될거액의 초과이익분배금(PS)에 대한 기대로 설 연휴 직원들의 가슴이 설렐 전망이다. ◆CEO들 자택.해외서 경영설계 = 대부분의 CEO들이 설 연휴에는 특별한 일정을잡지않고 자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하며 새해 구상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대한항공 조양호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등은 모두 이번 설연휴에 자택에 머물면서 새해 사업구상을 할 계획이다. 최근 손길승 그룹 회장의 구속으로 복잡한 심경으로 설을 맞게 된 최태원 SK㈜회장 역시 설 연휴에 자택에서 향후 그룹경영 전략을 구상할 전망이다. 반면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설연휴 마지막날인 25일 출국해 뉴욕, 보스턴, LA등의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 뒤 내달 1일 귀국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설 연휴 뉴욕과 런던 등에서 해외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IR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는 최도석 사장과 황창규 사장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