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작년 12월 29일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사건 연루자에 대한 1차 사법처리를 마무리함에 따라 오는 8일부터 이들에 대한 공판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이미 불법 대선자금 사건과 관련, 이재현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과 서정우씨가 구속기소된 상태에서 측근비리 사건으로 29일에만 10명의 인사들이 구속 또는 불구속, 추가 기소돼 현재 모두 12명이 재판에 계류중인 상황. 지난달부터 각급 법원이 부패사범 전담재판부를 지정함에 따라 현재 이 사건들은 모두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에 배당된 상태다. 6일 서울지법에 따르면 8일 오전 10시30분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 대한 첫 공판을 시작으로 오후 2시부터는 이광재.문병욱.김성래씨 등 3인에 대한 첫 공판이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 심리로 열린다. 문병욱씨는 골프장 사기분양 혐의로, 김성래씨는 서류위조로 대출받은 혐의로 이미 이 재판부에서 각각 다른 재판을 받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한 재판부에서 동시에 두 개의 재판을 받는 진기록도 갖게 된 셈이다. 특히 김성래씨는 이날 오후 2시 측근비리 사건과 함께 불법대출 사건의 공판도 예정돼 있어 거물 로비스트의 어긋난 만로를 짐작케 한다. 이날 재판을 시작으로 오는 12일에는 썬앤문 감세 청탁 과정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손영래.박종일씨 등에 대한 심리가 열린다. 또 13일 오전 10시에는 서정우씨에 대한 첫 공판이, 곧이어 11시부터는 안희정.강금원.선봉술씨에 대한 첫 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구속기소돼 한차례 재판을 받은 최도술씨 속행공판은 15일 오전 10시30분, 이재현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에 대해서는 27일 오전 10시 공판이 예정돼 있다. 한편 대선자금과 관련, 김영일.최돈웅 의원 등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이 높고 측근비리와 관련해서도 신상우.여택수씨 등 추가기소될 인사들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6일부터 특검의 공식출범에 따라 이들 재판은 향후 열기를 더할 전망이다. 그러나 관련인물이 늘어나고 있고 사건도 점차 방대해지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사건 심리는 1개 재판부 전담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자칫 업무과중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감도 있다. 서울지법이 형사재판의 충실화를 기하기 위해 작년부터 형사합의부를 종전 3개에서 5개로 늘리게 된 취지를 살린다는 측면에서도 사건의 적절한 분담이 요청된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