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달에도 콜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 등 경기 회복 속도가 우리 나라보다 빠른 선진국들도 금리를 조기인상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내수 부진의 장기화로 현재의 콜금리 수준이 적어도 상반기 중에는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6일 한국은행과 채권시장에 따르면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와 금융 전문가들은 오는 8일에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목표 수준이 변경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투자와 내수가 확실하게 살아나지않고 있는 등 답답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작년 10.29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가격이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물가도 비교적 낮은 수준이어서 민간 전문가들이나 시장 참가자들이 금리 동결을전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콜금리가 이달에도 동결되면 작년 7월 연 4.0%에서 3.75%로 내린 이후 6개월째제자리에 머물게 된다. 특히 미국이나 일본의 중앙은행도 금리에 손을 댈 가능성이 적은 편이어서 우리나라의 콜금리 동결 상태는 앞으로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달 이례적으로 '상당 기간' 금리를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 적어도 상반기 중 금리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FRB가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을 의식해 미리 금리를 올린 뒤 하반기에는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이 가시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올려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 역시 아직도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금리을 올린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우며 유럽중앙은행은 오히려 유로화 강세에 따른 수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압력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우리 나라 역시 미국이 금리를 변경할 때까지는 장기간 저금리 상태가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투증권 신동준 선임연구원은 "수출을 빼면 경제 펀더멘털(기본 여건)이 좋지않은 데다 성장률이 잠재성장률(5%대)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어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가져가기는 어려울 것이며 따라서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는 3.4분기는돼야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성장률 6%대를달성하려면 수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내수가 반드시 어느 정도 회복돼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내수가 살아날 조짐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 한은으로서는 콜금리를 성급히 올릴 이유가 없으며 적어도 미국 등 선진국의 상황을 보아 가며 하반기 쯤에나 금리 변동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