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엿본다' 새해 첫 메이저 모터쇼인 '2004 디트로이트 모터쇼'(공식명 북미국제오토쇼.NAIAS)가 4일(현지시간) 언론 공개행사를 시작으로 화려하게 막을 연다. 올해 모터쇼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해에 비해 오픈카(카브리올레)를 비롯, 날렵한 외관과 최첨단 성능을 자랑하는 고급 스포츠카가 대거 등장한다는 점. 이와 함께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와 픽업트럭이 고급화 양상을 보이며 `봇물'을 이루고 미니밴과 SUV, 세단 등 차종간 결합을 시도한 `크로스오버' 차량도 각사들이 앞다퉈 출품했다. 마이바흐와 마세라티, 페라리, 람보기니 등 유럽산 초호화 명품 브랜드의 슈퍼카들도 관람객들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또한 하이브리드나 연료전지(Fuel-cell) 등 친환경적 미래형 자동차도 다수 등장, 향후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엿보게 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모터쇼에서는 대대적인 물량 공세로 텃밭인 북미 시장에서의 명예회복을 노리는 미국 `빅3'와 이를 맹추격하는 일본 업체, 틈새시장 공격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유럽업체들이 기세싸움에 나서면서 향후 북미시장내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기아.GM대우 등 국내 완성차업체 3개사도 이번 모터쇼에 컨셉트카와 양산차를 내놓으며 올 한해 북미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건다. 올해로 88회째를 맞는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전세계 60여개 주요 메이커가 참가한 가운데 디트로이트 코보홀에서 19일까지 진행된다. ◆최첨단 고급 스포츠카 `봇물' = 이번 모터쇼의 하이라이트는 지난해보다 대폭늘어난 화려하고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고급 스포츠카들. GM은 고성능 스포츠카 콜벳의 6세대인 2005년형 콜벳 신차와 함께 2인승 콤팩트로드스터 컨셉트카인 새턴 커브와 쉐비 노매드를 내놓는다. 페라리는 456M GT의 계보를 잇는 초호화 2+2 쿠페형 스포츠카 모델인 612 스카글리에티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외관상 가리비 모양을 닮은 이 신차는 540마력에 최고시속 315㎞, 0→100㎞/h도달시간 4.2초의 성능을 자랑하며 12기통 엔진모델로는 최초로 바디 및 섀시가 알루미늄으로 돼 있다는게 특징으로, 올 7월 국내에도 상륙한다. 작년에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BMW 645Ci 쿠페에 기반을 둔 소프트탑 오픈카 645Ci와 크라이슬러의 PT크루저 및 크로스파이어 컨버터블 모델도 이번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된다. 크라이슬러 모델들은 올 9월 국내 출시 예정. 독일 스포츠카의 명가 포르쉐는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탄 차로 유명한 550 스파이더 출시 50주년을 기념, 박스터 S 스페셜 버전인 박스터 스파이더를 이번 모터쇼에서 데뷔시킨다. 1천953대 한정판매 모델로 국내 가격은 1억890만원. 람보기니는 500마력, V10엔진, 전륜구동형인 Gallardo와 Murcielago 모델을,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백미'였던 SLR 맥라렌을 각각 전시,슈퍼카 전시대열에 가세할 계획. 포드는 2005년형 머스탱과 레이싱카를 연상시키는 GT를, 애스톤 마틴은 V12 엔진이 탑재돼 있는 2+2 컨버터블 컨셉트카 DB9를 각각 출품한다. ◆SUV, 픽업 트럭 `강세' 이어져 = 이번 모터쇼에는 스포츠카 뿐아니라 실용성을 강조한 SUV나 픽업트럭도 쏟아져 이들 차종이 당분간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줄 전망이다. 특히 다양한 크기.형태의 모델로 라인업이 한층 강화되고 고급화 추세도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지프는 GM 허머 디비전의 H2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대형 SUV 컨셉트카 레스큐를처음으로 공개하는데 이 차량은 비상시에 대비, 차량문이 탈착 가능한게 특징. 인피니티는 올 봄부터 판매 예정인 8인용 대형 럭셔리 SUV QX56를, BMW는 X5의최상위 모델인 4.8is를, 랜드로버는 고급 중대형 4륜구동 SUV 컨셉트카인 레인지 스토머를 각각 출품한다. 닛산은 중소형 SUV 컨셉트카인 디카버스를 선보인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혼다, 도요타, 미쓰비시 등 일본업체들이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픽업 컨셉트카를 출품, 픽업의 본고장 미국의 토종 업체들에 도전장을 던진다. 혼다는 승용차에 기반을 둔 SUT(스포츠유틸리티트럭)형 컨셉트카(3.5ℓ V6 엔진장착)를, 미쓰비시는 2005년형 닷지 다코다를 베이스로 한 컨셉트카를, 도요타는 지난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풀사이즈 픽업 타이탄 출시로 이목을 집중시킨 닛산을의식한 듯 차세대 툰드라 픽업의 컨셉트 버전을 내놓는다. 이에 질세라 베스트셀링 모델인 포드 F-105를 베이스로 한 링컨의 럭셔리 픽업컨셉트카와 허머 H3T 컨셉트카, V10엔진의 닷지 램 SRT-10도 선보일 예정. ◆장르 뛰어넘기..크로스오버 차량= 메르세데스-벤츠는 미래형 패밀리 세단 개념에서 출발한 컨셉트카 `비전 그랜드 스포츠 투어러'를 이번 모터쇼에 데뷔시킨다. 이 차량은 가족용, 레저용, 여행용, 업무용에 모두 적합한 6인승 고급 크로스오버 차량. 세단과 쿠페의 장점을 골고루 섞었다. 포드가 이번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하는 크로스오버 차량 프리스타일은 6좌석 스포츠왜건에서 5인승 세단, 카고 베드를 갖춘 5좌석 스포츠 트랙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필요에 따라 변신이 자유자재로 가능하다. 경쟁모델은 시보레 패시피카. 닛산의 소형 크로스오버 컨셉트카인 디카버스는 차량 지붕에서 앞부분까지 유선형으로 이어져 있는 등 SF 영화에 나올법한 독특한 미래형 디자인으로 눈요기를 제공할 예정. SUV와 왜건의 특성을 조합한 시보레 HHR와 닷지 매그넘, 세단과 미니밴을 접목시킨 말리부 맥스 등 신차도 관심을 모을 예정이다. ◆`세단은 살아있다' = 크라이슬러는 고전적인 아메리칸 세단의 세련미와 중후함을 강조한 사륜구동 세단인 300C를 시판에 앞서 이번 모터쇼에 처음 공개하며 지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던 마세라티의 4도어 럭셔리 세단 콰트로포르테도 북미시장 데뷔전을 치른다. 그랜드 암 후속 스포츠 세단인 2005년형 폰티악 G6은 넓은 내부공간과 편안한 승차감, 정교한 핸들링 등으로 기존 중형 세단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과시하며 포드는 지난해 컨셉트카로 전시됐던 중대형 세단 500과 중형 세단인 머큐리 몬테고와 푸트라 등 세단 신차를 쏟아낼 예정이다. 이밖에 폴크스바겐 페아톤과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영국 벤틀리의 고급 세단GT와 중소형 세단인 폰티악의 퍼수트, 미쓰비시의 중대형 세단 갤란트 등 다수의 신차가 출품된다. 혼다 아큐라의 중대형 스포츠 세단 컨셉트카인 TL A-SPE는 3.2ℓ, V6 가솔린 엔진에 270마력의 힘을 자랑한다. ◆친환경.최첨단 기술 접목 = 메르세데스 벤츠의 컨셉트카 `비전 그랜드 스포츠투어러'는 새롭게 개발된 234㎾디젤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 하이브리드 엔진과 상시 4륜 구동 시스템을 결합시킨 최초의 차량이다. 또 지프 트레오는 연료전지 기술과 바이와이어(By Wire. 모든 제어가 전기로 이뤄지는 기술)를 결합한 `하이와이어 차량'으로 개발돼 자동차의 미래상을 보여준다. 중소형 스포츠 쿠페/컨버터블인 미쓰비시 이클립스 컨셉트-E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포드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장착된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 버전을, 렉서스는 RX330의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인 2005년형 RX 400H를, 마쓰다는 스포츠카 RX-8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각각 선보인다. 폴크스바겐은 신개념의 소형 스포츠 왜건 컨셉트카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보도발표회 직전까지도 입을 다물고 있다. ◆눈길끈 이색차 = 이색적인 소형 차량들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현지 언론의 가장 관심을 모아온 것은 이번에 전세계적 데뷔전을 갖는 도요타싸이온 디비전의 tC. tC는 xA 4도어 해치백, xB 4도어 왜건에 이은 싸이온 디비전의3번째 양산모델로, 경쟁모델인 BMW 3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날렵한 실루엣을 뽐낸다. 마쓰다는 프리미엄 소형차 컨셉트 모델을 출품, BMW 미니에 도전한다. 2인승 소형 해치백적 요소와 스포츠카형 요소를 결합한 박스카인 닷지 컨셉트카슬링 샷도 루프가 두 부문으로 분리되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이목을 집중시킬 전망. 한편 현대차가 미국 소비자 취향에 맞춰 개발한 2.7ℓ급의 4인승 스포츠형 쿠페컨셉트카 HCD8도 볼륨감 있는 디자인 등으로 호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