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18일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10.41%를 우호세력에 매각키로 결의했다. 하나 신한 등 국내 주요은행들도 이날 실무협의회를 갖고 SK㈜ 자사주 7%를 매입키로 합의했다. SK㈜는 은행들이 사가고 남는 자사주 3.41% 역시 우호 기관투자가에 매각키로 했다. SK㈜ 이사회는 또 SK해운에 1천4백34억원을 지원키로 결의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최태원 SK(주) 회장,손길승 SK그룹 회장을 제외한 7명의 사내외 이사가 참석했다. ◆자사주 의결권 부활 SK㈜ 이사회가 자사주 매각을 결의하고 하나 신한 등 주요 은행들이 이를 매입키로 합의함에 따라 SK㈜는 경영권 방어에 힘을 얻게 됐다. SK㈜는 자사주를 오는 22일부터 26일 사이에 시간외거래를 통해 대량매매 형태로 처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주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SK측은 의결권 있는 지분이 35.54%로 높아진다. 반면 14.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소버린은 헤르메스(0.7%)와 템플턴(2.12%) 등 입장이 같은 외국계 펀드 지분을 합쳐도 20%가 넘지 않아 지분경쟁에서 SK에 크게 뒤지게 됐다. 다만 소버린이 SK㈜ 주식을 갖고 있는 20여개 외국계 금융기관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10%가 넘는 우호지분을 확보했다는 소문이 있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SK해운에 유동성 지원 SK㈜는 이와 함께 대규모 분식회계와 대선자금 조성 혐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해운에 1천4백34억원을 대여하기로 함께 의결했다. SK㈜는 내년 SK해운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들 대여금을 주식으로 돌려받을 예정이다. SK해운은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1천4백90억원의 세금 추징을 받으면서 유동성 부족액이 1천7백억원대에 달하는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SK㈜는 이미 SK해운에 선박금융 지급보증 1조8천억원,우발채권 2천6백39억원등 2조원의 자금을 지원한 상태여서 SK해운이 부도날 경우 손실이 불가피했다. ◆소버린 등 법적대응 나설듯 SK㈜가 자사주 매각과 자회사 지원을 결의함에 따라 소버린 등은 자사주 매각금지 가처분소송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계 연기금펀드인 헤르메스기업연금운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SK㈜의 자사주 매각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헤르메스는 SK㈜의 자사주 매각에 대해 "이는 SK의 과거 기업지배구조 문제의 잘못이 되풀이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사진들은 그들의 판단의 결과로 금전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주장,이사진을 상대로 배임소송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소버린도 보도자료를 내고 "SK(주) 이사회가 또 다시 주주의 이익을 무시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소액주주들이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진을 교체하기 위해 반드시 투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