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토지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토지시장이 유망하다고 해서 전국의 땅값이 모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아파트시장처럼 토지시장에서도 재료와 개발 가능 여부에 따라 극심한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토지 전문가들은 그래서 옥석을 가려서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토지 전문가들이 꼽는 유망지역은 경부고속철도 역사 주변,주5일 근무제의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관광형 토지,진흥지역에서 풀릴 가능성이 높은 농지 등이다. ◆옥석 가려야 토지 전문가들은 내년에 땅값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호재가 있는 지역만 선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주변에 개발 호재가 있더라도 보전임지 등 개발이 불가능한 땅은 소외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땅 투자가 좋다는 말만 듣고 아무 땅이나 샀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특히 땅 투자에는 전문지식이 필요해 자칫하면 사기를 당하거나 바가지를 쓸 수 있다. 대부분 투자유망지역이 토지투기지역 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지정됐을 뿐만 아니라 검찰과 국세청이 토지 투기조사를 아파트 투기조사 못지않은 강도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잊으면 안된다. ◆유망 상품 토지 전문가들이 꼽는 유망지역은 경부고속철도 역사 주변,그린벨트 해제 예정지,농지,관광지,택지개발지구 내 단독택지 등이다. 정광영 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경부고속철도 역사 주변을 유망지역으로 꼽는다. 내년에 경부고속철도 운행이 시작된다는 점이 재료다. 막상 개통되고 나면 우리 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있는 만큼 땅값에도 좋은 재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 소장은 "경부고속철도의 개통은 경부고속도로가 처음 생긴 것 이상의 파급효과를 몰고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진명기 JMK플래닝 대표는 농지가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도시자본을 농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경자유전의 법칙을 허물고 있다는 점이 재료다. 이미 한계농지의 개발이 대폭 허용됐고 진흥지역(옛 절대농지) 중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은 진흥지역에서 풀릴 예정이다. 송성수 티붐닷컴 부사장은 경관이 뛰어나 사람이 몰릴 가능성이 높은 관광형 토지에 주목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내년에는 나들이 인구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송 부사장은 "아직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 중 경관이 수려한 곳을 찾아 2백∼3백평 정도의 소규모로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강경래 제주투자닷컴 사장은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택지의 인기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그린벨트 해제 지역을 눈여겨 보라고 조언한다. 이들 지역은 도심형 전원주택이나 전원형 카페 등으로 인기를 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그린벨트 해제 지역은 절대가격이 높은 수준이어서 소액으로 투자하기엔 마땅치 않은 게 단점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