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7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초청으로 나흘간의 미국 방문 길에 오른다. 지난 3월 중국의 새 정부 출범이후 지도층으로서는 처음 미국을 방문하는 원자바오 총리는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각계 지도자들과 만나 북한 핵과 대만문제,무역마찰, 위앤화(元) 절상 등 양국 현안에 대해 협의한다. 원 총리는 7일 뉴욕의 유엔 본부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예방하고 9일에는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양국 현안을 논의한다. 원 총리는 미국 방문에 이어 캐나다, 멕시코,에디오피아 등 3개국을 순방하며, 이번 순방에는 리자오싱 외교부장, 저우원중(周文重)외교부 미국담당 부부장, 마카이(馬凱)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마슈훙(馬秀紅)상무부 부부장이 수행한다. ◆북한 핵문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2차 6자회담의 연내 개최에 먹구름이 낀가운데 원 총리는 부시 대통령과 연내 개최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원 총리는 지난 11월 워싱턴 포스트와의 회견에서는 북핵 대화에 일부 진전이있었고, 북-미 양측간 입장이 보다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으나 최근들어 북-미 간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연내 개최에 제동이 걸렸다는 시사들이나오고 있다. 그러나 원총리- 부시 대통령간 회담에서 극적인 반전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관측이 지배적이다. ◆대만 문제= 중국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문제이다. 리자오싱 외교 부장은방미를 이틀 앞둔 5일 파월 미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고, 파월 장관은 부시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 입장을 거듭 천명할 방침이라고 다짐했다. 원총리는 미국에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하지말고 독립 기도를 지원하는 듯한애매한 태도를 취하지 말라고 촉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은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는 6일 사설에서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내년 3월 총통 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법법상의 `방어성 조항'을 들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말하자 `위험한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당국은 대만이 독립을 기도할 경우 베이징(北京)올림픽 무산, 경제성장 후퇴를 비롯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를 저지할 방침이며, 무력 동원 가능성까지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중국은 천 총통의 국민투표실시를 독립 기도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간주하고 있다. ◆무역마찰= 중국산 일부 섬유제품에 대한 쿼터제와 중국산 컬러 TV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등으로 양국간 무역 분쟁도 현안이다. 중국으로서는 그러나 보복에 나서지 않고 협상으로 무역 분쟁을 타결한다는 원칙아래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등을 통해 미국의 대중국 무역 압박 조치 해소에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이같은 교역 제한 압박 압력에도 불구하고 연기했던 대두 구매사절단을 오는 17-18일 워싱턴을 방문토록해 보복 조치에 나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원총리는 워싱턴 포스트지와의 회견에서 미국의 중국산 섬유제품 수입 제한조치를 둘러싼 중-미 무역문제가 협상를 통해 적절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미국 관련 당국이 이 분야의 전문가와 국제사회의 반응에 주목했는지의 여부가 의심스럽다며 그러한 조치는 미국 시장에도 피해를 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위앤화 절상=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은 부시 대통령이 원자바오 총리와의 회담에서 중국의 시장개방 가속화를 요구하면서 중국이 궁극적으로 위앤화 변동환율제를 어떤 식으로 도입할지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노 장관은 중국이 궁극적으로 위앤화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기 위한 `준비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하고 중국 당국이 금융제도 개혁에서 진전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궈수칭(郭樹淸) 중국 국가외환국 국장은 중국이 자본계정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혀 미 달러에 고정된 위앤화 페그제 손질에 착수할 뜻을 시사했다. 중국은 위앤화 절상 압력을 회피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미국 등지로부터의 수입을 향후 3년간 대폭 늘릴 것이라고 앞서 밝혔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