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찬반양론속에 최초로 개최된 미인선발대회인 `미스 월드' 대회는 6일 미스 아일랜드 로자나 데이비슨(19)양을 미스월드로 선발하고 폐막했다.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남부 하이난성(海南省) 휴양도시 싼야(三亞)시에서 이날 폐막된 선발대회에서 2위는 미스 캐나다 나자닌 아프신-잼, 3위는 개최국인 미스중국 관치진(關琦今)이 차지했다. 중국이 국제미인선발대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1천200만달러 상당의`여성의 머리장식 관(冠)' 모양의 컨벤션센터가 이번 행사를 위해 새로 건립됐다. 조직위측은 전 세계 20억명이 이 행사를 시청했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미스 월드 공식 웹사이트(www.missworld.tv)에는 하루 약 1억 차례의 클릭을 받아 세계 최고의 인기 사이트가 되는 등 이번 대회는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毛澤東)이 "부르주아적 몰상식"이라고 비난하며 금지한지 54년만에 열린 미인 선발대회는 여전히 반대 여론이 거셌지만 점점 언론 매체들이 앞을 다퉈 지면을 크게 할애하고 국영 CCTV가 생중계를 하는 등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미스월드'를 보기 위해 성이 천(陳)이라는 한 중국인 갑부는 2만8천달러(약 3천300만원)를 지불하기도 했다. 106명의 각국 미녀가 지난 11월 중순부터 베이징(北京), 시안(西安) 등 중국 주요 도시를 순회할때만 해도 특히 지식인들과 여성운동단체를 중심으로 서양문화의상징이라며 싸늘한 눈초리를 보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개혁.개방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도입되면서 이미 패션이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패션 모델이 여성들에게 선망 직종의 하나가 된 시점에 미인선발대회를 비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반론이 오히려 더욱 거셌다. 미스월드 3위에 선발된 관치진은 베이징 복장학원 출신의 학사로 운동 선수 경력이 있는 의상 패션 디자이너. 중국 여성들의 선망을 받는 조건을 두루 갖췄다. 중국 공산당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과 분위기 결국 미인 선발대회를 받아 들일수밖에 없었고, 당이 허용 신호를 보냄에 따라 미인대회 중국 개최는 봇물이 터지기시작했다. 미스월드를 계기로 산둥성(山東省)이 2005년 '미스 유니버스'를 개최할 예정로준비를 착착 진행중이며, 상하이(上海)시도 내년에 '미스 인터내셔널'를 주최키로했다. 중국 각 지방은 종전에도 미인 선발대회에 유사한 성격의 패션 모델 대회를 잇따라 개최한데 이어 내년부터 개최되는 중국 전국 미인대회에 대비, 지방 미인대회개최 준비에 분주하다. 개혁.개방과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도도한 물결은 드디어 미인대회 금지의 벽마저 무너뜨리고 중국에 미인선발대회의 문을 활짝 열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