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기다리면 급매물이 나올겁니다." 두터운 실수요층을 배경으로 '10·29대책' 발표 이후에도 좀체 하락 기미를 보이지 않던 서울 목동과 성남 분당지역 아파트값도 지난 주부터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수요자들의 매입문의에 한결같이 "기다리면 싸게 살 수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을 반영하듯 이들 지역 부동산중개업소 매물창엔 붉은 글씨로 '급매물'을 표시한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30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7억원을 넘었던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13단지 아파트 35평형이 6억2천만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13단지 인근 신목부동산 관계자는 "대책발표 이후 매물이 조금씩 늘어났어도 가격조정은 없었다"며 "한달 가까이 팔리지 않자 가격을 내려 팔려는 매도희망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4억원을 웃돌던 같은 단지 27평형도 3억8천만원대 급매물이 매물창에 등장했다. 3억원 이하 매물을 찾기 힘들던 20평형대도 지난 주부터 2억원대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성남시 분당지역 아파트도 가격 하락 조짐이 역력하다. 분당 서현동 시범삼성·한신 30평형대는 매물이 쌓이고 있으나 한달동안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주부터는 호가를 5천만원 이상 내린 급매물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인근 해내밀공인 관계자는 "매입시기를 물어오는 수요자에게 내년 1,2월까지 기다리라고 충고하고 있다"며 "투자용 수요가 많았던 30평형대 아파트는 다음 달부터 가격을 내린 급매물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월 입주를 시작한 1천여가구의 분당구 정자동 아이파크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5억9천만원을 호가하던 32평형은 4천만원이 내린 5억5천만원에 급매물로 나오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