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를 비롯한 청년 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예비법조인인 사법연수원생들 역시 올해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시달릴 전망이다. 특히 내년 1월 수료하는 사법연수원 33기 연수생들은 사법시험 사상 첫 1천명선발 세대이고 판.검사 등 재조는 물론 변호사 등 재야 법조의 신규인력 채용전망이밝지만은 않아 구직난이 가중되고 있다. 27일 사법연수원에 따르면 내년 1월 수료하는 신규 법조인 966명중 예비판사와검사로 진출하는 200여명, 군입대 예정자 146명을 제외한 620여명이 법무법인이나정부기관, 기업 등의 문을 노크하고 있지만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수원 관계자는 "수료생들이 늘어나면서 점점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올1월 수료한 32기도 구직난 때문에 4월에서야 진출 분야가 모두 확정됐는데 33기 역시 구직 전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연수원측은 취업지도 전담교수 2명을 지정하고 인터넷 취업정보실을운영, 관련기관과 취업정보를 적극 교환하고 있으며, 내달 1∼9일 진로안내 주간을지정해 취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취업난 해소에 부심하고 있다. 연수생들도 사시 증원이 정부기관과 기업체의 변호사 수요 증가를 전제로 이뤄졌음에도 이들이 변호사 채용에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문제 의식 아래 정부부처, 공기업 등 정부기관의 변호사 고용 확대를 촉구하는 대책기구 마련방안을 논의하기도했다. 그동안 사법시험 합격자 인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정부기관이나 기업에 취업한 연수생은 98년 20명, 99년 37명, 2000년 41명, 2001년 55명, 2002년 54명으로 채용 인원이 `오십보백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게 사실. 하지만 연수생들의 절박한 심정과 취업난 해소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경우 구직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법원 등 재조는 예년 수준의 충원을 계획하고 있지만 법무법인이나 민간기업 등의 충원이 연수생 배출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점. 연수원이 지난 8월과 10월 전국의 법무법인 등 260곳과 주요 기업 등 685개 기관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이들 기관의 채용 인원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법무법인의 경우 32기(156명) 수준이고 채용계획이 있는 정부기관은 조달청과헌법재판소 두 곳 뿐인데다 기업도 예년 수준을 넘어서진 못할 것으로 조사된 것. 강동원 연수원 기획교수는 "구직난 해소 통로는 정부기관이나 민간기업인데 올해도 큰 폭의 충원은 힘들 것"이라며 "기업도 `변호사=법률자문'이라는 선입견에서벗어나 실무를 함께 하는 사람이라는 쪽으로 인식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연수생들 스스로도 대형 로펌 등에 얽매이거나 소수 정예 시대의 향수에 잠길 것이 아니라 눈높이를 조절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구직 전선에 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