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를 타고 싶다. 어느 차종을 선택해야 할까. 정답은 없다. 구입자금의 규모와 취향에 따라 결정해야 겠지만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시장에 물어보는 것. 시장은 BMW,렉서스,메르세데스-벤츠 순으로 가리킨다. 이유는 한 가지. 잘 팔리기 때문이다. 18개 차종으로 진영이 짜여진 국내 수입차 시장은 이렇게 3개 차종이 주름잡는 삼국지 형국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캐딜락,포드,크라이슬러,폭스바겐,아우디,재규어,푸조,볼보 등 나머지 차종은 상위권에 명함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들어 10월 말 현재까지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링 수입차를 보면 그 명암이 더욱 뚜렷해진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베스트셀링카 10위권 안에 속해 있는 차종은 모두 이들 3개 차종. BMW가 3개 모델,렉서스가 4개 모델,벤츠가 3개 모델을 골고루 올렸다. BMW는 530,735,745 모델이 각각 2,3,4위를 차지했고 렉서스는 ES300,LS430,RX330,ES330 모델이 각각 1,5,6,8위를 기록했다. 벤츠는 E240,E320,S350 모델로 7,9,10위를 마크했다. 가격은 BMW 3개 모델이 8천8백만∼1억6천7백만원대,렉서스 4개 모델은 4천9백만∼1억1천만원대,벤츠는 7천5백만∼1억4천5백만원대다. 이들 모델은 10개월 동안 각각 4백대 이상 팔렸으며 특히 1위인 렉서스 ES300은 1천69대가 판매됐다. 4천만원대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면서도 한국인들의 취향에 가장 크게 어필한 셈이다. 정숙성,깔끔한 디자인,뛰어난 품질이 최대 경쟁요소다. ES300의 후속모델로 최근 들어온 ES330도 4백65대나 팔렸다. 수입차 시장에서의 판매서열은 결국 수입판매 업체들의 시장점유율 경쟁과 상통한다. 이 기간 BMW코리아(BMW 수입판매)가 28.91%로 1위를 기록했으며 뒤를 이어 한국도요타자동차(렉서스 등)가 17.94%로 2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벤츠)가 16.71%로 3위를 차지했다. 올들어 월별로 BMW코리아가 줄곧 단독선두를 달렸고 한국도요타자동차와 벤츠코리아가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다. 다만 10월에는 한국도요타자동차가 BMW를 꺾고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우선 고급명차의 대명사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간 경쟁. 양측은 세계 곳곳에서 1,2위를 다투는 경쟁관계이지만 한국시장에서 만큼은 BMW가 한수 위다. BMW는 지난 95년 7월 BMW코리아를 출범시키면서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반면 벤츠는 올1월에서야 벤츠코리아를 설립했다. 벤츠코리아측은 BMW의 전국 딜러수가 33개인데 비해 자신들은 9개라면서 BMW보다 딜러당 판매력이 더 뛰어나다고 강조한다. 벤츠가 젊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BMW를 의식한 것. 이를 위해 C클래스를 대상으로 무료 시승행사를 갖거나 할부 및 리스금융 서비스를 적용하는 등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연간 1만대의 출고센터를 이미 갖춘 BMW는 33개인 딜러수를 40개까지,21개소인 서비스센터를 30개로 늘려 벤츠의 추격을 불허한다는 전략이다. 벤츠보다 약 3년 앞서 2000년 3월 한국에 상륙한 렉서스는 BMW와 벤츠의 경쟁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고 있다. BMW와 벤츠에 턱없이 모자란 5개 딜러를 두고 있으나 급속한 판매신장률을 자랑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BMW 렉서스 벤츠 3개 차종을 수입판매하는 3개 업체간의 경쟁이 뜨거워질수록 소비자들은 그만큼 유리하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