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부동산종합대책'발표 이후에도 '큰손'고객들을 주로 상대하는 각 은행의 프라이빗 뱅킹(PB) 센터에서는 큰 변화를 느낄 수 없다. 오히려 일부 고객들은 정부 대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왕성한 투자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매(Mass) 고객을 주로 상대하는 일선 지점 창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10·29대책 발표 전후로 가장 먼저 현장에서 감지된 움직임은 신규 대출 고객의 급격한 증가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적용받는 담보인정비율(LTV)이 50%에서 40%로 축소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돈을 한 푼이라도 더 빌릴 수 있을 때 빌려놓자'는 생각을 가진 고객들이 은행으로 몰린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한국은행이 이달 초 발표한 자료에서도 증명됐다. "10·29대책 발표를 앞두고 LTV를 10%포인트 낮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급증,10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년 만에 최대치인 2조7천억원을 기록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대출 갈아타기'움직임도 눈에 띄고 있다. "상환기간 3년짜리 단기대출을 10년짜리 장기대출로 전환하려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는 게 일선 지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고객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금융계 전문가들은 상당히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리 인상 조짐이 있기는 하지만 확실치도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대출 갈아타기가 본격화될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A은행 관계자는 "'오는 2005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을 당초엔 상위 10만명까지로 했다가 50만명이 될지 60만명이 될지 모르겠다며 뒤집어 버리는데 LTV라고 영원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 고객이 있었다"며 "수요자들이 정부 부동산정책의 일관성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한 PB는 "정작 10·29대책 발표로 좌불안석(坐不安席)하는 사람들은 서민들이고 큰손들은 여유만만하다"며 씁쓰레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