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감독 당국이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KCC 및현대 일가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확보 과정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주목을받고 있는 사모펀드에 대한 실태 점검에 착수할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은 11일 운용 대상에 제한이 없는 사모펀드가 재벌들의 부당 계열 지원, 내부 자금 이동, 지분 위장 분산 등에 악용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사모펀드운용에 대한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신운용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관한 분기보고서를 제출받아 정밀하게 검토한 뒤 사모펀드 운용에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현장 검사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점검이 특정 사모펀드에 대한 검사가 아니고 전반적인 운용실태 파악을 위한 것"이라며 KCC 등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확보 과정에서 이용한것으로 전해진 사모펀드에 대한 별도의 점검은 실시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사모펀드는 일반 펀드와 달리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광고 등의 방법으로 매입을 권유할 수 없는 반면 동일 종목이나 동일 회사에 대해 신탁 재산의 10%를 초과해서 투자할 수 있는 등 운용에 제한이 없다. 예를 들어 펀드 규모가 100억원일 경우 일반 펀드는 최소한 10개사가 발행한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야 하지만 사모펀드는 100억원 전부를 1개 회사의 유가증권에투자할 수 있다. 사모펀드는 이 같은 점 때문에 재벌들의 계열사 지원이나 내부 자금 이동 수단,지분 위장 분산 등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고 불법 자금의 이동에도 이용될 소지가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9월 말 현재 사모펀드는 모두 1천573개에 달하고 있고 수탁액은 50조2천억원에 이른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