쟝 피에르 사보린(Jean Pierre Sabourin) 국제예금보험기구 의장은 21일 한국의 예금보험공사가 추진 중인 차등보험요율제는 신중히(시스템을) 개발해서 충분한 테스트를 거친 뒤에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국제예금보험기구 연차총회 참석차 방한 중인 사보린 의장은 21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기관이나 예금자들이 시스템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도입할 경우 문제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 예금보험공사 사장인 사보린 의장은 "우량한 은행과 위험성 있는 은행간에 보험료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데에는 모든 사람이 공감하지만 적절한 시기에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참여자들이 이 제도의 목적을 제대로 인식하는 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사보린 의장은 "지난 1930년대에 예금보험제도를 도입한 미국은 90년대 초에야차등보험요율제를 시행했고 60년대에 예금보험기구를 만든 캐나다도 2000년에 뒤따랐을 정도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교한 시스템이 요구된다"고 밝히고 "뛰기 전에 걷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보와 감독기구간의 역할 설정 문제와 관련, "각국의 역사와 금융 구조,금융안전망에 따라 두 기관간의 역할과 기능에 차이가 있다"고 전제하고 "다만 두기관 사이에 불필요한 업무 중복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환 위기의 재발 가능성에 대해 "확실하게 말할 수 없고 솔직히 모른다"고 밝히고 "국가마다 경제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고 특히 글로벌 시대에는 사스나 광우병 등의 악재가 (경제에) 상당한 여파를 미치기 때문에 이에 어떻게 효율적으로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구조조정과 관련, "국가 경제가 안정을 유지하려면 튼튼하고 경쟁력있는 금융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경쟁에서 패배한 은행들은 시장에서 적극 퇴출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사보린 의장은 이어 "강력한 감독과 예금보험 기능을 통해 사전에 부실 발생을막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며 "한국의 경우 매우 효율적인 예금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울러 "국민이 자신의 예금이 어떤 식으로 보호되고 있는 지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대(對) 국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며 "그래야 위기 발생시 사회적불안과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