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뜨겁게 달아올랐던 법원 경매시장이 정부의 부동산시장 대책 발표를 앞두고 주춤거리고 있다.


9·5조치 이후 반사이익이 기대됐던 중대형아파트 입찰에 수십 명이 몰릴 정도로 경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웠으나 이달 말께 발표 예정인 부동산안정대책이 메가톤급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입찰자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꺼리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예상을 깨는 고강도 카드를 내놓을 경우 경매시장도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입찰경쟁률 큰 폭으로 하락


이번 주 초에 진행된 서울 동부지원 경매에서는 입찰자들이 1주일 전에 비해 대거 줄었다.


지난 주까지 강남 일대 아파트 입찰에 건당 평균 30∼40명의 투자자들이 몰렸으나 지난 13일 대통령 시정연설에서 '토지 공개념'도입까지 시사하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이날 경매로 나온 강동구 둔촌 주공 입찰에는 불과 7명만이 참여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1주일 전과 대조를 보였다.


송파구 가락동 쌍용과 신천동 장미,양천구 목동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아파트 역시 경쟁률이 평균 10 대 1 수준에 그쳤다.


◆낙찰가는 여전히 고공비행


입찰경쟁률은 크게 떨어졌지만 낙찰가는 시세를 웃도는 가격 역전현상이 여전하다.


대부분의 물건이 낙찰가율 1백%를 웃돌았다.


신천동 장미아파트 28평형의 경우 감정가는 3억2천만원이었으나 낙찰가는 시세를 웃도는 4억6천8백만원에 결정됐다.


목동 3단지 35평형도 감정가 5억7천만원을 훨씬 웃도는 6억9천만원에 결정돼 낙찰가율이 무려 1백21%에 달했다.


가락동 쌍용아파트 29평형도 감정가보다 다소 높은 3억8천만원에 낙찰돼 낮은 경쟁률을 무색케했다.


이처럼 입찰자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낙찰가가 높은 것은 하락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시세와 경매가의 시차 현상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법무법인 산하의 강은현 실장은 "가격 상승시에는 낙찰가와 일반시세가 같이 가는 동조현상을 보이지만 하락장에서는 낙찰가가 시세보다 2개월가량 늦게 떨어지는 시차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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