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하원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비준 동의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고 칠레 일간지 엘 메르쿠리오가 8일 보도했다. 이로써 미국-칠레 간 FTA는 칠레 하원에 이어 이달 중 상원 표결에 부쳐져 무난히 통과돼 당초 일정대로 내년 1월부터 협정이 발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이뤄진 하원 표결에서는 출석 의원의 85%(87표)가 미국과의 FTA 비준안에찬성했으며, 반대하거나 기권한 의원은 8명에 불과했다. 비준안 표결에 앞서 공산당 소속 당원들과 노조원들이 의사당 안에서 의원들을향해 동전을 던지고 야유를 보내는 등 미국과의 FTA 체결 반대 시위를 벌였으나, 곧바로 경찰에 저지당했다. 공산당 지도자인 하이메 가하르도는 의사당 밖으로 쫓겨나온 후 "이는 미국의조지 부시 행정부가 우리 경제를 지배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칠레와의 FTA 체결은 미주 대륙에서 무역장벽을 없애는 데있어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하며 지난달 3일 칠레와의 FTA를 승인한 입법조치에서명했다. 칠레 정부도 미국과의 FTA 체결로 양국간 소비재 및 공산품 교역량의 85% 이상이 즉각 관세가 없어지고 나머지 대부분의 관세도 4년 내에 철폐됨에 따라 칠레 경제에 큰 이익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칠레 간 교역은 칠레 전체 교역량의 약 3분의 1 수준인 64억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미주 대륙에서 경제가 가장 안정된 국가들 중 하나이자 경제개방에 적극적인 칠레는 남미 최초로 미국과의 FTA를 출범시키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는 평가다. 칠레는 앞서 유럽연합(EU) 및 한국과도 FTA 체결안에 서명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