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세계기술경영자포럼에 참석한 외국 기업의 최고기술책임자(CTO)나 전문가들은 한국이 동북아 R&D 허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보통신 및 바이오 분야의 R&D허브 경쟁력이 동북아의 다른 나라에 비해 앞설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톱다운 방식의 과학기술 정책이 R&D허브 구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ㆍ학ㆍ연 협조체제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고 기초과학 투자가 부진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의 R&D허브 도약을 위한 해외 참석자들의 제언을 소개한다. ◆ 예크하르트 살예 케임브리지대 클레어홀 칼리지 총장 =한국은 에너지 산업과 연관된 R&D 허브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은 에너지가 차단될 경우 전산업이 마비되는 에너지 취약국가이기 때문이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도 높여야 한다. ◆ 앨런 캐럴 퍼시픽림포럼 회장 =R&D 허브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싱가포르가 모두 추진하고 있으며 서로 다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한나라가 모든 분야의 R&D 허브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특정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의 최대 경쟁상대는 일본이며 최대 시장은 중국이다. ◆ 라일래드 영 3세 텍사스 A&M대 교수 =한국 중국 일본은 톱다운 방식의 시장경제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는 R&D허브 구축에 걸림돌이 된다.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생명과학 분야는 세계적으로 매우 큰 시장이지만 톱다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30대가 과학기술 정책을 결정하는 시스템도 고려할 만하다. 한국은 미국에 있는 많은 유학생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특히 생명과학 분야에서 R&D허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 오딧 콘 IBM 총괄그룹장 =한국이 어느 분야에 강점이 있는지 먼저 파악한 뒤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 브랜던 로시터 아일랜드 투자청 아ㆍ태지역 책임자 =한국은 정보통신 쪽에 강점이 있으므로 이 분야의 R&D 허브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기초과학투자를 과감히 늘리고 세계 각국의 우수한 연구진을 유치해야 한다. ◆ 오카다 아키라 코닝 CTO =외국기업 R&D센터 유치에 앞서 국내 산ㆍ학ㆍ연 협력체제를 갖춰야 한다. 출연연구소 기업 대학 등이 서로 근접한 위치에 모여 유기적인 연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 토머스 샤프 미주리대 기술 특별 프로젝트 소장 =기초 및 응용과학 분야의 연구인력들이 일정 수준 확보돼야 하며 정부 기업이 역할을 분담해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 리처드 애덤스 바텔 수석 부사장 =모든 R&D 분야에서 1위가 될 수는 없다. 경쟁력 있는 분야에 기술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