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이라크 파병이 결정된다면 우리 장병들에게 대민(對民)관계를 철저히 훈련시켜 보내야 합니다. 이렇게 새로운 스타일의 파병이 이뤄지면 한국군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경제적으로도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월남 파병에 반대했던 베트남전 한국군 총사령관 출신의 채명신(蔡命新ㆍ77) 베트남참전전우회장은 지난 6일 오후 중앙방송 히스토리채널의 `다시읽는 역사 호외(號外)-베트남전으로 본 해외파병'편의 제작 인터뷰에서 이라크 파병 논란 속에 국군파월 사령관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월남에서 한 것 이상으로 대민관계를 잘해서 이라크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따이한' 아니면 안되겠다는 정도가 되면 성공하는 것이다. 우리 장병들을 훈련만 잘 시켜서 보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한국군의 원숙한 대민관계를 거듭강조했다. 이라크 전쟁을 치른 미국이 비판받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라크 파병 때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 채 회장은 이라크전이 정당한 전쟁이었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후세인이 자기 국민을 얼마나 많이 죽였습니까? 분명한 독재자입니다. 이것이정의의 전쟁이지 침략전쟁이라고 볼 수 없는데도 미국이 왜 욕을 얻어먹는 걸까요?교만해서 그래요. 세계문제를 다루는 데 미국 지상주의라는 겁니다. 미국이 좋은 일하고 손해보고 실패하는 것인데 마치 우리가 정복자가 되는 기분으로 가면 실패하는것입니다. " 베트남전 때 미국의 요청으로 한국이 파병을 했는데 미군의 일방적인 철수로 국군의 참전 명분이 사실상 깨졌고, 미국이 요청한 이번 이라크 파병도 그럴 위험이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굳건한 한ㆍ미동맹 관계에 뾰족한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철수하는 최악의 경우도 다 감수해야 하지요. 사실 그렇게될 때 우리는 난감하게 되죠. 한ㆍ미동맹관계를 잘 유지해 최악의 상태를 막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 베트남전 파병 당시에 가장 앞세웠던 국익은 미군을 월남으로 빼돌리지 못하게하는 것이었다며 이번 이라크 파병 여부를 결정할 때 이 부분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충고했다. "지금 우리나라에 미군이 있습니다. 말은 이라크 파병과 관계없다고 하지만 그얘기를 흥미있게 들어야 됩니다. 한국이 이라크에 파병하지 못하겠다고 하면 어떻게하겠습니까?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느냐 하면서 미군을 빼면 됩니다. 그리고 재배치합니다. 이 재배치는 월남전에 있을 때하고 똑같습니다. " 이라크 파병 논란이 일고 있는 지금과 베트남전 파병 당시의 국내 정세에 비슷하거나 다른 점에 대해 묻자 "비슷한 점은 파병 반대론이 상당히 강하다는 점인데반대의 농도는 지금이 강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히스토리채널은 9일 밤 12시와 12일 오후 6시 채영신 장군의 대담을 다룬 `다시읽는 역사, 호외'를 방송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