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묻지마 투자' 바람이 일고 있다. 정부의 '9·5 재건축시장 안정대책' 이후 서울 강남지역의 중·대형 아파트가 반사이익을 보는 수혜주로 부상하자 투자자들이 중·대형 아파트를 찾아 경매시장까지 진출,일부 인기지역 아파트는 29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낙찰가가 시세보다 높기도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5일 이후 경매시장에 나온 강남 일대의 중·대형 아파트 경매 물건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특히 경매에 나온 일부 중·대형 아파트는 낙찰가가 시세를 웃도는 '가격역전'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10억1천만원에 낙찰된 강남구 도곡동 대림아크로빌 3층 72평은 9·5조치 이전까지는 '천덕꾸러기'신세였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최초 감정가 9억원에 경매에 나왔으나 저층인 관계로 2번이나 유찰돼 5억7천6백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하지만 9·5조치 이후 중·대형 아파트가 주목을 받자 투자자들이 대거 뛰어들어 결국 시세와 맞먹는 가격에 낙찰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도곡동 개포우성 65평 아파트도 최초 감정가 13억원을 웃도는 17억7천만원에 낙찰됐다. 이처럼 낙찰가가 치솟는데는 투자목적의 가수요가 뛰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7차 48평의 경우 최초 감정가 10억원에 나왔으나 지난 8월 경매에서는 유찰돼 8억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입찰에서는 무려 29명이 참여해 11억원에 낙찰가가 결정됐다. 이러한 묻지마 경매열기는 분당 목동 등 서울과 수도권의 인기 주거지역의 아파트물건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분당은 학원단지 조성계획이 발표된 이후 중·대형 평형 경쟁에 평소보다 2∼3배 늘어난 20∼30명이 뛰어드는 과열양상을 보이고있다. 최근에는 분당에서도 낙찰가율이 1백%를 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분당구 이매동 아름마을 효성아파트 49평 입찰에는 24명이 참여해 최초 감정가 4억6천만원보다 높은 4억6천8백만원에 낙찰됐다. 구미동 무지개마을 49평도 한차례 유찰돼 3억5천2백만원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 15일 입찰에서는 낙찰가율 97.9%인 4억3천55만원에 낙찰됐다. 이러한 경매열기는 서울 강남과 분당에 이어 목동 아파트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이달 초 경매에 나오는 목동 3단지 35평형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관심도 어느때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세 웃도는 낙찰가는 위험 경매 전문가들은 시세와 맞먹는 가격에 낙찰을 받을 경우 투자위험이 높아진다고 충고하고 있다. 낙찰가율이 90%를 넘을 경우 낙찰가의 약 8∼9% 수준인 경매 부대비용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낙찰가가 시세를 웃돌기 때문이다. 이 경우 향후 추가 가격 상승이 없으면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면 11억원에 낙찰된 압구정 현대아파트 낙찰자의 경우 부대비용 1억원을 감안하면 아파트가격이 12억원을 넘어서야 손실을 면할 수 있게 된다. 법무법인 산하의 강은현 실장은 "최근의 중·대형 아파트 경매에 대한 투자는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심리가 지나치게 높게 반영된 과열 분위기"라며 "중·대형 아파트가 경기에 민감한 점을 감안할 때 대출을 끼고 산 경우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충고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