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LG전선 등 4개사에 대한 계열분리작업을 완료함에 따라 그룹 구조조정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LG는 지난 99년 11월 LG화재를 계열분리시킨 이후 통합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과 함께 '선택과 집중'을 위한 구조조정 차원에서 지속적인 계열분리를 추진해왔으며 이번 4개사 분리는 그 연속선상에 이뤄진 것이다. ◆ 계열분리 배경과 과정 = LG의 계열분리는 구씨와 허씨 양가에다가 구인회.철회.정회.태회.평회.두회로 이어지는 구씨 창업 형제간의 복잡한 소유구조를 정리하고 지주회사 체제 도입에 맞춰 주력핵심사업으로 계열사를 단선화하기 위한 것이다. 지주회사체제 도입을 위해선 무엇보다 계열분리를 통한 사업구조조정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만큼 LG는 곧바로 창업주 일가의 합의로 계열사 분리작업에 착수했다. 가장 먼저 지난 99년 11월 구인회 LG창업회장의 동생 철회씨 직계인 구자원.자훈.자준 일가가 맡고 있는 LG화재가 처음으로 계열에서 분리됐다. 또 이듬해 3월에는 LG벤처투자, 9월에는 아워홈이 각각 구인회 회장의 4남 구자두.3남 구자학씨에 의해 계열분리됐다. 이어 지난해 10월부터 구태회.평회.두회 창업고문의 일가에 의한 LG전선과 니꼬동제련, LG칼텍스가스, 극동도시가스 등 4개사 분리작업이 시작됐는데 창업고문 3인과 LG전선 등이 보유하고 있는 LG카드와 ㈜LG, LG에너지 등의 주식을 보유한도만 남기고 모두 매각, 분리요건을 충족시켰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그룹의 계열분리 요건에는 지분관계 뿐 아니라 친족관계도 정리해야 하는데 LG전자 구자홍 회장이 사임한 것은 구 회장이 분리되는 4개 계열사 대주주인 구태회씨의 장남으로 LG그룹의 경영을 맡을 수 없기 때문이다. LG전선 등 4개사가 계열분리되면 LG는 현재 51개사에서 47개사로 줄어들게 되며 구인회-자경(LG 명예회장)-본무(현 LG회장).본준(LG필립스LCD)으로 이어지는 직계일가 계열사와 허씨 가문이 경영을 맡고 있는 LG정유.유통 계열만이 남게 된다. ◆ 후속 계열분리와 전망 = 통합법인인 ㈜LG의 구씨.허씨 양가 지분은 58% 가량 되는데 허씨 가문이 경영을 맡고 있는 LG건설[06360], 정유.유통 등은 계열분리될 것이 확실시된다. 단지 언제 분리되느냐만 남았는데 분리 가능성을 부인하던 LG측도 "방향은 맞지만 시기는 미정"이라고 계열분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이 맡고 있는 LG건설이 지주회사체제에 편입되지 않은 것도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관심거리는 구자홍 전 LG전자 회장의 거취와 LG전자의 향후 경영구조다. 구태회 창업고문의 장남인 구 회장은 LG전선쪽의 경영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4개 계열사의 자산이 4조에 달해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으로 분류되는 만큼 소그룹의 회장직이 유력시되고 있다. LG전자는 김쌍수 대표이사가 부회장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단 1인 경영체제로 전환됐는데 전문경영인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게 될지, 구씨 일가에서 대표직을 다시 맡게 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구씨 일가가 맡게 될 경우, 일각에선 구본무 LG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필립스LCD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