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스포츠 갑부들이 줄줄이 스위스로 월남(越南)하고 있다. 독일의 테니스 영웅 보리스 베커(35)는 거주지를 국경의 남쪽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상대방의 강력한 서브나 스트로크를 얼마든지 맞받아치겠지만 독일 세리(稅吏)들에게서 날아오는 고지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달 자신이 운영하는 스포츠 이벤트와 선수 관리기업의 사업등록 지역을 뮌헨에서 스위스 중부의 주크로 바꿨다. 독일의 높은 세금을 피해 탈출한 것은 베커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포뮬러1 자동차 경주대회의 스타인 미카엘 슈마허를 비롯 사이클과 축구의 달인 얀울리히,프란츠 베켄바워가 스위스로 '이적'했다. 베커는 지난해 10월 뮌헨 법원에서 모나코의 저택에 대한 세금 탈루를 이유로 집행유예 2년과 30만유로(미화 33만달러)의 벌금형,20만유로(미화 22만달러)의 자선기관 증여 명령을 받았다. 그는 탈세 사건을 계기로 9년 전 조세 천국인 몬테카를로에서 귀국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한다는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스타는 독일 제도에 적응하기에 앞서 먼저 망가지고 있다.조국을 사랑한 것이 잘못이냐.8년이 지나보니 (귀국은) 실수였다"는 것이 그의 항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