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초특급 허리케인 `이사벨'이 18일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주 해안에 상륙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하고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해안에 상륙한 허리케인 이사벨은 내륙을 통과해 북서쪽으로 이동하면서 강풍과함께 많은 비를 뿌려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 동부 로드 아일랜드주에서는 한 남자가 파도에 휩쓸려 익사했으며 뉴저지주 엘리자베스의 대피소 유리창이 강풍으로 깨지는 바람에 5명이 부상했다. 또한 동부 해안 마을 할로우에서는 폭우로 갑자기 불어난 물에 130명의 주민이 고립돼 구조대가 급파되기도 했다. 강력한 허리케인의 내습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버지니아주 남부 지역에서 130만명이 정전 피해를 입는 등 미국 동부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이사벨의 접근에 따라 수도 워싱턴에서는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대부분의학교가 휴교하고 대중교통도 운행을 중단했으며 35만여명의 연방정부 공무원들도 업무를 중단하고 휴무하는 등 비상 사태에 돌입했다. 워싱턴에서는 이날 강풍 때문에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이 운행을 중단했으며 학교와 관공서가 문을 닫아 대부분의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미 하원도 이날 저녁 의원들의 조속한 귀가와 대피를 위해 회기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폐회했으며 이날 예정됐던 모든 운동 경기도 전면 취소됐다. 이사벨의 접근으로 미 공군 항공기들이 대피하면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지난주 암살당한 안나 린드 스웨덴 외무장관 추도식에 참석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스톡홀름 주재 미 대사를 대신 참석시켰다. 허리케인 경보로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 등 3개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펜실베이니아주가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뉴저지주도 곧비상사태를 선포할 예정이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역에서는 주 방위군을 피해 복구작업에 투입할 수 있다. 동부 지역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1천500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으며 워싱턴을오가는 모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될 것이라고 데이비드 스템플러 항공여행객협회 회장이 밝혔다. 이날 한 때 최고 풍속 시속 257㎞를 기록했던 허리케인 이사벨은 해안에 상륙하면서 다소 세력이 약화됐지만 시속 15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역에 따라 150-250㎜ 폭우를 동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특히 이사벨은 강풍, 폭우와 함께 토네이도까지 동반해 피해를 가중시킬 것으로우려되고 있다. 이사벨의 중심부는 18일 해안에 상륙한 뒤 리치먼드와 버지니아, 워싱턴, 메릴랜드, 뉴욕주 서부 등을 거쳐 오는 20일께 캐나다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동부 해안 지역이 허리케인 피해를 입으면서 연료 선적 작업이 차질을 빚어 휘발유 가격이 올랐다. 세계 최대의 송유관 체제를 보유하고 있는 콜로니얼파이프라인은 허리케인 때문에 뉴욕항을 통한 연료 선적량을 줄였다. 이에 따라 이날 뉴욕 상품시장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0.57센트(0.7%) 오른 80.05센트를 기록했다. (킬 데빌 힐스.워싱턴 AP.AF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