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지역 일대 전면 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허리케인이 엄습한 수도 워싱턴은 18일 인적이 거의 끊긴 채 공동화 현상을 빚었다. 워싱턴 시가 마치 죽은 도시처럼 텅 빈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을떠나 인근 메릴랜드 주 캠프 데이비드 산장에 머물러 사실상 백악관도 주인이 비어있는 상태. 이와 함께 연방 국토안보부 산하 재난관리청과 재난비상근무요원을 제외한 연방공무원들도 모두 출근을 하지 않아 워싱턴 연방기관 및 건물도 거의 비어있는 상태.워싱턴 소재 연방정부기관에 근무하는 35만여명의 공무원들이 천재지변이라는 비상사태를 맞아 이날 하루 휴무한 것이다. 의회도 문을 닫아 상하원 의원들은 대부분지역구로 낙향했고 상가도 철시해 도시는 마치 푹풍과 호우속의 "유령의 도시"를 방불케할 정도. 이날 오후 3시께부터 강풍과 집중 호우를 동반한 허리케인 '이사벨'은 워싱턴저지대에 물난리를 가져오고 일부 주택지역에 정전사태를 야기하는 등 적지 않은 피해를 입히고 있다. 특히 정전사태의 경우, 계속되는 강풍과 폭우로 수리조차 거의 불가능해 워싱턴일대 정전지역 일대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재난관리청 관계자는 허리케인피해 복구는 워싱턴 지역이 태풍권에서 벗어날 19일오후께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워싱턴 일대에 불아닥친 강풍은 차량운전과 일반 사람들의 보행을 어렵게할 정도로 심해 이날 오후에는 워싱턴 일원에 거의 차량과 인적이 드물만큼 적막감에 휩싸였다. 워싱턴 중심지 간선도로변 크고 작은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는가 하면 포토맥강변 수위가 급증해 일부 지역은 아예 차량과 사람 소통을 금지했다. 워싱턴 시로 진입하는 기차, 전철, 버스 등 대중교통은 이미 이날 오전부터 아예 취소돼 교통혼잡은 없었다. 물론 워싱턴 일원에 예정된 각종 행사들도 대부분 취소됐고 대학 등 각급학교도이날 하루 휴교령을 내렸다. 아직까지 워싱턴 일원에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CNN 방송과 폭스 뉴스 등 24시간 뉴스전문 TV 채널을 비롯해 기상전문 TV 등은 이날 사실상 정규방송을 멈춘채 태풍 진행 및 피해 상황을 생중계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