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무난하다'고 평할 수 있겠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경제팀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평가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경제팀 장관들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평가는 어떤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표현만으로 보면 노 대통령이 현 경제팀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문제가 될 정도로 불만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이 관계자는 "(노 대통령도) 여러 채널을 통해 경제가 어렵다는 보고를 듣고 있다"며 "지금 주가 외에 체감경기가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의 의중을 설명하면서 "경제팀이 좀더 분발하고 열심히 해 경제를 조기에 살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드러내놓고 질책하거나 요구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좀더 잘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잠재성장력 높이기, 청년실업 해소, 주택가격 안정, 노사관계 개선 유도, 대기업 투자 활성화와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외국인자본 투자유치 확충 등에 경제부처 장관들이 몸을 던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 관계자는 "과거 미국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에게 금융정책을 완전히 맡겼었고 이로 인해 대통령 인기가 올라갔던 적이 있다"며 "노 대통령도 경제문제는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이라크 추가파병, 북핵문제, 정치개혁 등 다른 중요 현안과 국정개혁 과제에 관심을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인세 인하문제로 노 대통령이 김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바로 '정정'한 사례를 들면서 "인수위 때부터 확고한 새 정부의 지침이 자칫 흔들리고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이면 국민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다"고 회고했다. 한편 주요 국정 현안 외에 근래 노 대통령의 기본적인 관심사는 "행정업무의 효율성을 두 배로 올리는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최근 5백여명에 달하는 비서실 전직원의 개인별 업무와 관장 사무에 대한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계량평가' 모델을 만들었다. 전기정 업무프로세스개선(PPR) 비서관이 주도한 이 작업에 노 대통령은 상당한 관심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