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철거민에게 주어지는 아파트 입주권이 대규모로 불법 거래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택지개발지구인 장지·발산지구와 도시개발지구인 강일지구의 아파트 입주를 노린 입주권 불법 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일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입주권 전문 컨설팅업체들이 상암지구의 뒤를 이어 장지지구 발산지구 강일지구의 입주권 불법 매매를 부추기고 있다. 이들 지구에 입주할 가능성이 높은 철거가옥의 불법 매매를 전화마케팅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선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수십명의 텔레마케터를 두고 영업을 할 정도로 기업화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내에서만 입주권을 전문으로 하는 컨설팅업체가 10여개에 육박하다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타깃은 장지·강일지구 도시계획사업으로 철거되는 가옥에는 서울시에서 개발하는 택지개발지구나 도시개발지구 아파트의 입주권이 부여된다. 이 입주권의 매매는 불법이다. 그러나 입주권 전문 컨설팅업체나 현지부동산들이 중간에 나서 입주권 매매를 알선하고 있다. 최근들어 집중적으로 매매되는 것은 장지지구나 강일지구에 입주할 가능성이 있는 철거가옥이다. 이들 철거가옥은 최근 9천만원 안팎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컨설팅업체들은 모델하우스 등에서 고객의 전화번호를 확보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철거가옥 매매알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입주권 매매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P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장지지구나 강일지구의 입지여건이 워낙 뛰어나 전화 마케팅이 시장에서 먹히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는 불법,안전장치도 없어 문제는 일부 컨설팅업체들이 입주권이 주어지지 않는 집을 비싼 값에 매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A컨설팅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입주권이 발생하는 과정을 잘 모른다는 점을 악용해 입주권과 무관한 물건을 매매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진짜 입주권을 매입하더라도 어느 지구의 아파트에 입주할 지 아무도 모른다. 입주권은 기본적으로 서울시에서 지정하는 지구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운이 좋아야 좋은 지구에 입주할 수 있게 된다. 물론 1차례 지구 변경을 할 수는 있지만 비인기지역으로 떨어지면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 법원이 입주권의 가처분을 받아주지 않고 있는 점도 거래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입주권을 산 사람은 나중에 원주인이 딴소리하는 것을 막기위해 법원에 가처분을 해두지만 법원은 최근들어 입주권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주지 않고 있다.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사라진 셈이다. 따라서 나중에라도 원주인과 소유권을 둘러싼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 매우 높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