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프라이빗뱅크가 뭐하는 곳이죠?" 요즘 많이 받는 질문이다. 최근 몇년 사이 금융권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분야가 프라이빗뱅크가 아닐까 한다. 프라이빗뱅크는 우리나라 금융업계에선 신생 분야다. 그러나 선진국에서 이런 저런 이름과 형태로 보편화된 지 오래다. 프라이빗뱅크가 지난 수십년간 선진화의 길을 걸어온 우리나라에서 이제야 꽃을 피우는 것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다만 도입과정에서 오해와 편견이 없었으면 한다. 일부이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프라이빗뱅크를 떳떳하지 못한 자금을 숨기고 관리해주는 음성적인 금융서비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무려 85%나 되는 응답자가 "믿을 만한 금융기관이나 전문 금융인이 있으면 재산관리를 한꺼번에 맡기고 싶다"고 했다. 프라이빗뱅커는 바로 이런 역할을 해주는 금융전문가다. 전 세계적으로 프라이빗뱅크를 주도하고 있는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정정당당한 고객과 이들의 재무관리를 투명한 방법으로 돕고 있다.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게는 수십 개의 통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본인이 원해서가 아니란 사실이다. 골치 아프지만 단지 누구도 믿지 못해 이런 식으로 재산을 관리하고 있다는 얘기다. 프라이빗뱅크는 재산관리의 '가정 주치의'다. 몸이 아프면 제일 먼저 찾아가고 건강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의논하는 전문가가 주치의 아닌가. 또 축구의 미들필더,농구의 가드 그리고 배구의 세터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상황에 따라 공을 전후좌우로 적절하게 뿌려주고 때로는 본인이 직접 득점도 한다. 고객에게 현재 취급하고 있는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해주기도 하지만 관련 전문가를 찾아내 이들과 공조하면서 고객을 돕기도 하는 게 프라이빗뱅크다. 프라이빗뱅크는 사실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금융서비스다. 단지 이런 서비스의 필요성이 거액 자산가에게 좀더 많이 있을 뿐이다. 일부에선 프라이빗뱅크를 거액 자산가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본다. 고객의 입장에선 프라이빗뱅커의 역할을 분명히 알고 이를 적절하게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집사' 역할을 해주는 프라이빗뱅커를 신뢰하면서 적절히 활용해야 하는 금융환경이 정착되고 있다. 국내 금융업계도 이런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발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프라이빗뱅크가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문화도 한 단계 선진화되길 기원한다. 씨티그룹 프라이빗뱅크 한국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