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이 선진국 수준인 2천시간 이내로 점진적으로 단축됨으로써 근로자 삶의 질이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00년 현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국의 연간 근로시간을 보면 우리나라는 무려 2천474시간으로 독일(1천480시간)과 스웨덴(1천624시간), 영국(1천708시간), 캐나다(1천801시간), 일본(1천821시간), 미국(1천877시간) 등을 크게 웃돌고있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근로자의 여가생활이 자기계발과 사회참여, 봉사활동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우리 사회가 지식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지식.문화사회로 도약,발전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족중심 여가문화가 확산돼 가족간 친밀감이 증대되고 건전한 소비풍토를조성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근로시간 단축은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실업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프랑스와 독일, 포르투갈 등 유럽 선진국들은 고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로시간을 단축하기도 했다.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줄어드는 근로시간을 신규 근로자가 맡아야 하고 레저산업 등에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3차산업 위주로 창출될 일자리가 청소년층의 실업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실업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있는 상황에서 주5일제 시행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근로시간이 주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단축됐던 지난 89∼91년의 사례를 비춰볼 때 주5일제 시행으로 68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고용률이 5.2%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9∼91년 당시에는 고용률이 4.7% 증가했다. 이와함께 국내외 경제여건이 불안한 상황에서 문화와 관광, 레저, 운송업 등 내수산업이 성장하면서 장기적으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5일제 시행으로 여가시간이 대폭 늘어나게 된 샐러리맨들이 여행과 문화비용등의 지출을 늘리면서 내수를 진작시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근로시간 단축은 인적자원 개발과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 인적자원의 효율적 관리, 물적 투자 유인 등의 효과를 발생시키면서 잠재성장률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근로자가 휴일수 증가를 직업능력개발에 활용하면 국민생산은4.7%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아울러 주5일제 시행으로 우리나라의 휴가제도가 국제기준에 걸맞게 개선됐다는데에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현행 제도는 근로자가 한달 근무시간을 꽉 채워 일했을 경우 1일의 월차휴가를주도록 하고 있고 여성근로자에 대해서는 월 1일의 유급생리휴가를 부여하도록 돼있는 등 일부가 선진국 제도와는 동떨어져 있었다. 이 같은 긍정적인 기대효과와는 달리 주당 근로시간이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단축됐을 때 실제 근로시간이 줄어들지 않으면 연장근로에 따른 임금부담이 늘어나면서 기업경영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정부는 이에 대해 일축하고 있다. 기업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근로기준법을 생리휴가 무급화와 월차휴가 폐지,연차휴가기간 상한 설정 등 휴일.휴가제도를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정했다는 것이 정부측의 설명이다. 또 휴가사용 촉진방안이라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만큼 종전과 달리 사업주가 권유했음에도 근로자가 휴가를 가지 않았을 때 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므로 오히려 기업부담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밖에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이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됐기 때문에 기업은 근로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이다. 여하튼 주40시간으로의 근로시간 단축은 국민경제와 기업경영, 근로자 삶의 질등 국가 모든 부문에 걸쳐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선진화'로 패러다임 전환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