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베이징(北京) 6자회담의 후속 회담이 언제 어디서 열릴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29일 폐막되는 이번 6자회담에서 당초 예상대로 극적인돌파구나 합의가 마련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은 베이징 회담이 멀고 험난한 대장정의 시작 내지 북핵문제 해결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점을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두차례의 회담을 갖고 북핵 6자 방정식의 해법을 찾기는 어렵기 때문에 일단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신뢰회복의 토대위에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합리적인 수순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는 것이다. 6자회담 참여국들은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는 차기회담 일정만 잡아도 성공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며 중국의 주도적인 노력으로 채택이 추진중인 공동발표문에 "가까운 장래에 차기 회담을 개최한다"는 내용 정도는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한 서방 소식통은 내다봤다 ◆시기= 늦어도 일단 연내에는 성사될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6자 회담은 지난 4월의 북-미-중간 베이징 3자 회담 개최후 우여곡절끝에중국의 중재 노력으로 4개월만에 간신히 성사됐으나 차기 회담 개최에는 그만큼의오랜 시간을 걸리지 않을 분석이다. 일단 참여국들이 제1차 6자회담을 성사시켜 충분히 협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협상채널이 만들어 졌고, 가급적 유엔 총회 이전에 차기회담을 열어야 한다는데도 이해 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10월중에 제2차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장소= 북한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일단 북한 대사관이 있는도시가 후보지로 떠오른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제네바. 제1차 핵위기시 북.미 기본합의서가 마련됐으며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한과 미국.중국간 4자회담의 개최지로 관련 당사국들이모두 반대할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을 취재중인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로동신문 기자들도 "다음 회담은 제네바에서 열리지 않겠느냐"고 추측했을 정도이다. 스위스가 영세중립국을 표방하고있으며 지난 7월 정전협정 50주년을 맞아 남북한을 사상 최초로 동시에 방문한 미슐린 칼미-레이 스위스 외무장관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회담을 중재할 용의가있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다음으로는 제네바 회담 후속 회담이 열려 북-미간에 경수로 건설 문제를 타결지은 콸라룸푸르가 꼽힌다. 러시아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모스크바에서 차기 회담 개최를 희망하고 있다고전했지만 미국의 거부 반응을 감안하면 일단 러시아측의 `희망사항'으로 간주되고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민족공조'의 색채를 가미할 경우 대미 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고 한국도 6자회담의 분위기를 교착국면에 있는 남북관계의 돌파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서울도 차기 회담 후보지중의 하나로 거론될 가능성도 없지않다. ◆중국 입장= 베이징 3자 회담에 이어 6자 회담 성사에 결정적인 중재자 역할을한 중국은 차기 회담 개치지 변경에 대해 찬반 양론이 있다. 6자회담의 의장국 격인 중국은 북한 핵 해결 회담과 관련, 국제적으로 외교적이니셔티브를 쥐고 위상도 높아졌는데 개최지를 다른 곳으로 양보하면 그 동안의 노력과 공이 빛을 바랠수도 있지 않겠는냐는 우려에서이다. 반면 6자회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데 아무런 결실없이 회담만 질질 끌고 나가면 오히려 부담이 되지 않겠는냐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이는 격상된 중국의 외교적 위상을 국제사회에 과시하며 두번의 회담을 연속 베이지에 유치한 만큼 차기 회담을 개최지를 다른 곳에 양보해도 6자회담 중재자의 실질적인 역할과 영향력 행사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실용적인 논리에 바탕을 깔고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