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의 2분기 매출은 1조4백2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9백1억원과 1천1백37억원. 월드컵 특수 등으로 사상 최대수준이었던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와 34% 줄었다. 하지만 각 사업부문이 전분기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어서 전세계적인 IT(정보통신) 경기회복 지연과 중국에서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에 따른 영향 등을 감안하면 대체로 양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사업부문별 2분기 실적의 특징은 △LCD 모니터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CRT관련 매출의 대폭 감소 △휴대폰 시장의 부진에 따른 STN-LCD를 위주로 한 모바일 디스플레이 매출 소폭 감소 △PDP부문이 전분기 대비 큰 폭(27.5%) 성장하며 월간 손익분기점 돌파 △2차전지부문 매출액 전분기 대비 29.0% 증가 등으로 요약된다. 전문가들이 점수를 주는 부문은 바로 PDP와 2차전지 등 신규사업 부문의 호조에 있다. 삼성SDI의 주가를 평가하는 데 있어 할인요소로 작용했던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상당부분 해소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또 이달 중 삼성전자로부터 패널을 공급받아 모바일 전자제품용 TFT-LCD 모듈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여기에 △PDP 3기 라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고 △세계최고 수준의 해상도를 지닌 UFS-LCD를 개발,성장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SDI는 상반기와 비교해 하반기에는 PDP 출하량이 88%,2차전지가 63%,모바일 디스플레이가 22%,그리고 CRT가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용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내부 목표가 충분히 달성 가능한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하반기에 삼성SDI의 견조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물론 신중론도 있다. '안정형 기업'에서 '성장형 기업'으로의 변신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두 달새 주가가 40% 이상 급등해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 신규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CRT 등 기존사업의 업황부진을 얼마나 빠른 시일 안에 상쇄시킬 수 있는 지도 과제다. 최석포 우리증권 연구원은 "PDP의 본격적인 수익발생 시기를 얼마나 앞당길 수 있는지,관련업체들이 대거 증설에 나서고 있는 2차전지 분야의 경쟁압력을 어떻게 헤쳐나갈 지가 삼성SDI의 추가상승을 가름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