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웅 현대오토넷 연구소장(상무·54)은 지난 29년간 '자동차 전자산업(Car Electronics)'분야 기술개발에 앞장서 왔다. 박 소장은 경북대 전자공학과(69학번)를 졸업하고 현대전자 전장연구실장,현대오토넷 품질본부장을 거쳐 올초부터 연구소장을 맡기까지 카오디오,AV(오디오 비디오),내비게이션 등 차량용 전자제어장치를 국산화해왔다. 특히 카오디오 분야에선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자동차의 전자화'의 산증인인 셈이다. 그는 80년대 중반 국내 처음으로 카오디오를 개발할 때만 해도 품질불만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자동차의 전자제품에 문제가 있다"며 소비자들이 "차를 바꿔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박 소장은 불량률을 낮추기 위한 생산자동화와 품질관리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카오디오를 개발한 뒤 공장으로 발령받아 생산공정과 품질을 직접 관리했습니다.연구실과 공장을 오가는 과정을 세번이나 반복하다 보니 벌써 30여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박 소장은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부품을 공급하는 21개 협력사에까지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힘입어 협력사 공급 제품 1백만개 가운데 불량품을 10개 이하로 낮췄다. "지난 93년 외국회사를 제치고 쏘나타 Ⅱ,그랜저 등 현대차 전 차종에 직접 개발한 카오디오를 공급했을 때 엔지니어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박 소장은 "최근 미국서 유통되는 자동차 전자제품 조사에서 현대오토넷 제품이 항상 상위에 랭크될 정도"라며 "마이카 붐이 일고 있는 중국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자동차에 운전자정보시스템(DIS) 등 디지털기술이 적용되면 설계,생산공정이 대폭 단축되고 품질과 연비도 개선된다"며 "다임러크라이슬러 BMW 등 세계적 자동차업체들은 관련 기술표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대오토넷은 내년 하반기에 DIS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박 소장은 "쉽게 돈 벌겠다는 '대박' 풍조로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엔지니어는 대박을 기대하지 않고 묵묵히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