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이 붕괴하고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지 13년이 지났지만 쿠웨이트 국민의 50%는 아직도 이라크에대한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쿠웨이트 신문 알-와탄이 최근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가 아직이라크를 두려운 존재로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또 조사 대상자의 40%는 이라크를 더이상 위협적인 국가로 보지 않는다고 대답했으며, 10%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주재 이라크 대사관을 재개하는 방안에 관해서도 응답자의 48%가 반대했으며, 찬성 또는 찬반 여부를 표시하지 않은 응답자가 각각 26%로 나타났다. 알-와탄은 설문조사에서 후세인 전 대통령과 집권 바트당의 몰락에 대한 쿠웨이트 국민의 느낌을 물었다. 이라크에 대한 쿠웨이트 국민이 적개심과 두려움은 스포츠 분야에서도 여실히증명됐다. 이라크 축구스타인 압바스 라힘을 영입하려던 쿠웨이트의 한 클럽팀이 연고지주민들의 반발로 궁지에 빠져있다. 쿠웨이트의 알-자흐라 팀은 최근 라힘과 입단계약을 마쳤으며 다음 주부터 그를경기에 출전시킬 계획이었다. 라힘은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쿠웨이트스타디움에서 뛰게되는 첫 이라크 선수로 기록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알-자흐라팀은 뜻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연고지역 주민들이 앞장서서 이라크 축구 선수 영입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나서기로 결정한 것. 주민들은 라힘 영입 반대 서명운동 결과를 소관 부처인 체육청소년부에 전달해 계약 취소를 촉구할예정이다. 한편 쿠웨이트 정부는 이라크의 침공 13주년을 맞아 3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라크와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전통적 형제관계를 복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후세인 정권은 1990년 8월 2일 쿠웨이트를 침공했으며 이듬해 2월 미국 주도 다국적군의 반격으로 패퇴하기까지 7개월간 쿠웨이트를 점령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