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공격이전 각종 사건을 다룬미국 의회 조사보고서는 정보기관들이 그같은 공격 가능성을 미리 예상하지 못했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하면서도 관리들이 약 3천명의 희생자를 낸 음모를 분쇄했을 지도 모를 경고신호들을 무시하거나 놓쳤다는 어떤 구체적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고 23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모두 900쪽 분량의 조사보고서는 의회 조사관과 정보당국이 중요문서 가운데 어느 부분을 비밀해제할 지 여부를 놓고 수개월간 논쟁을 거듭한 끝에 이날 공개됐다. 수개월에 걸친 청문회와 증언의 산물인 보고서는 토머스 키언 전 뉴저지주지사의 지휘로 민주ㆍ공화 양당이 초당적으로 참여,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이 수년동안 테러음모 단서와 9.11테러에 앞선 수개월간 경고들을 잘못 다뤘다는 증거를 밝혔다. 조사위는 내년까지 진상규명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의회 조사보고서는 특히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9.11 당시 여객기를 공중납치했던 알 카에다와 예멘 미 구축함 '콜'호 폭탄테러에 연루된 조직원 2명이 FBI에 첩보를 제공하는 '망원'과 함께 살고 있었다는 정보가 있었으나 당국간 첩보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내용에 밝은 한 인사에 따르면 조사보고서는 FBI와 CIA 등 정보기관들은테러공격에 앞서 알-카에다에 의한 위협에 대한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지도, 향후벌어질 일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의회보고서는 9.11테러 여객기 납치범 2명을 도왔던 오마르 알-바요우미가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의 한 요원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 여객기 납치범들과의 광범위한 관계를 설명하면서 FBI가 '사우디 비밀요원' 사전 정보를 확보하고도 그의감시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학생신분이었던 알-바요우미는 로스앤젤레스의 사우디영사관에서 어떤 이와 접촉한 뒤 한 음식점으로 가 9.11 여객기 납치범들인 할리드 알미다르와 나와프 알하즈미를 만나 그들을 샌디에이고로 데려 갔으며 알-바요우미는 그후 이웃 아파트에거주하도록 돕고 두달치 집세까지 지불해 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일 알 주베이르 워싱턴 D.C.주재 사우디 대사관 대변인은 자국 정부가미국내 사우디인들을 오랫동안 지원해왔다는 이유로 의회 조사보고서에서 하나의 희생양이 만들어질 것을 우려한다고 말하고 "여객기 납치테러범이나 도움을 제공한 이에 대한 어느 것 하나 아는 바 없고 보지못한 것에 대해서는 대해서는 어떤 내용도논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베이르 대변인은 또 의회 보고서에서 등장하는 알-바요우미는 사우디 정보와어떤 관련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LA 타임스는 FBI의 첩보공유 실수 등 당국의 효과적인 대처미흡을 지적하면서도 '결정적인 증거(smoking gun)'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