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20일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정보 문건을 각색했다는 BBC 방송 보도의 취재원으로 지목됐던 무기전문가 데이비드 켈리(57) 박사의 죽음과 관련한 사임 및 의회 소집 요구를거부했다. 블레어 총리는 아시아 순방중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 뉴스 텔레비전과 가진 회견에서 켈리 의문사로 촉발된 위기에도 불구하고 계속 집무할 것이냐는 물음에 "절대 그렇다"며 야당 등의 사임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내가 국가를 위해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굳게 믿는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나는 직무를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이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뒤 열린 합동기자회견에서 "켈리의 불행에 책임을 지고 사임할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몇초간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회견장을 떠났었다. 블레어 총리는 또 일본에서 한국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의회 소집이 더욱 뜨거운 논쟁을 야기할 것이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해 의회 소집 요구도거부했다. 그는 "우리는 숙고할 시간을 가져야 하며 그 시간에 (켈리 의문사 사법조사를 맡은) 판사가 조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가족들에게도 애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 수감돼 있는 영국인 테러혐의자 9명의 군사재판 회부 가능성과 관련, 미 규정이 영국 기준을 충족한다면 이를 수용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런던.하코네 AFP.AP=연합뉴스) coo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