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올 상반기 가전유통업체의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감소하거나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8천400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4.4% 증가에 머물렀다. 테크노마트는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감소했다. 품목별 매출 실적을 살펴보면 TV, 냉장고, 세탁기, VTR, 에어컨 등 일반 가전제품은 마이너스 성장을 한 반면 디지털 TV, DVD 등 디지털 가전제품과 양문여닫이 냉장고, 드럼세탁기 등은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 명암이 엇갈렸다. 또 디지털 제품이 아날로그 제품을 본격적으로 추월하기 시작했다. 하이마트의 경우 40인치 이상의 프로젝션TV와 PDP, LCD TV 등 디지털 TV의 매출이 70~120%가 넘는 급증세를 보였다. DVD의 매출은 30% 이상 늘었지만 아날로그 제품인 VTR는 40%나 감소해 조만간가전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또 디지털 캠코더와 디지털 카메라의 매출은 각각 40%, 500% 증가한 반면 아날로그 제품은 각각 100%, 45% 감소했다. 양문여닫이 냉장고는 작년 동기 대비 40%나 증가해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특히 드럼세탁기는 400% 가까이 급성장해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테크노마트 역시 프로젝션 TV, 홈시어터, 드럼세탁기 등의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전체 TV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브라운관 TV는 40%이하로 떨어졌으며 프로젝션 TV와 PDP 등 디지털 TV의 비중이 30~40%로 크게 늘어났다. 테크노마트 상우회의 이진만 이사는 "소비자의 가전제품 구매패턴이 크게 바뀌고 있다"며 "크고 튼튼한 제품을 선호했던 과거와 달리 세련된 디자인과 편리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기자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