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전국 집값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ㆍ전세 모두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국토연구원이 6일 내놓은 '2003년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집값은 △주택의 투자수익성 하락 △경제성장률 둔화 등에 따라 매매가는 0.6%, 전셋값은 2.5% 각각 떨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파트값은 다른 유형의 주택보다 하락 폭이 커 매매가는 0.9%, 전셋값은 3.7%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또 땅값은 전국적으로 0.1% 상승하는데 그쳐 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금금리와 주택투자 수익률(집을 산 뒤 월세를 놓았을 때의 수익률) 간 격차가 크게 줄어들어 주택 투자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여기에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거주 및 투자수요까지 동반 감소해 집값은 하향 안정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연구원 손경환 연구위원은 "임대수입으로 얻는 주택투자 수익률이 6% 안팎에 머물러 예금금리와의 차이(2%)가 미미한 데다 시장의 가격변동 리스크를 감안하면 집을 사는데 유리한 점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부동산경기는 집값 상승이 단기간에 특정지역(수도권)과 특정유형(아파트)에서 나타나고, 경제성장 같은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른바 '소순환국면'의 마무리 단계여서 집값의 추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토연구원은 그러나 부동산시장의 경우 정부 정책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수도권 집값의 하락 또는 상승을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손 연구위원은 "서울지역 아파트의 경우 하반기중 1∼2% 상승 또는 0.5∼1% 하락이라는 상반된 조사결과가 나왔다"며 "이는 정부정책(시장안정대책)의 효과를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연구원은 국내 주택담보비율이 평균 40%인 점을 감안할 때 집값하락이 담보부족을 초래해 또다시 집값을 떨어뜨리는 이른바 '버블붕괴' 현상은 나타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분석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