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밴쿠버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미항(美港)으로 태평양으로 통하는 캐나다의 관문이다. 남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위치한 캐나다 `제3의 도시'인 밴쿠버는 현대식고층빌딩이 즐비하면서도 도시를 둘러싼 푸른 바다와 백색 만년설로 뒤덮인 고봉들이 빚어내는 비경이 돋보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기후는 `북미의 하와이'라는 애칭이 대변하듯 한 겨울 평균기온이 1℃로 온화하며 여름도 17∼24℃의 쾌적한 기온을 자랑한다. 1개의 지자체와 4개 행정구, 11개 도시가 한데 모여 이루어진 거대 도시로 전체를 통틀어 `그레이터 밴쿠버(Greater Vancouver)'라고 불리지만 인구는 200여만명에불과해 거창한 이름에 걸맞지 않게 아담하고 정적인 느낌을 준다. 도시명 밴쿠버는 200여년 전인 1792년 해안 측량을 위해 처음 상륙했던 영국인조지 밴쿠버 선장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19세기 중반까지 교통이 낙후된 오지였지만 1858년 도시를 관통하는 프레이저강에서 금이 발견됐다는 소문이 북미 대륙 전체로 퍼진 뒤 캘리포니아 광부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캐나디안 퍼시픽철도가 개통되면서 개발이 가속화됐다. 1914년 파나마운하 개통으로 유럽과의 교역이 한층 활발해지면서 대규모 무역항으로 성장, 대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밴쿠버가 돋보이는 것은 북쪽으로 120㎞ 거리에 있는 `스포츠.레저의 천국' 휘슬러 때문이다. 해발 2천m의 휘슬러마운틴과 블랙콤마운틴에 있는 수 많은 스키장과 뛰어난 설질 덕에 세계적인 스키리조트로 명성을 굳혔고 하이킹, 래프팅, 승마, 사이클링 등각종 레포츠도 사시사철 즐길 수 있다. 알파인스키와 스키점프, 봅슬레이, 루지 등 설상종목이 열릴 휘슬러는 밴쿠버에서 승용차로 2시간 걸린다는 게 올림픽 유치의 최대 약점으로 작용했지만 두 곳을잇는 `바다에서 하늘로'라는 별명의 99번 고속도로가 2차로에서 3차로로 확장되면 30분 가량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메인프레스센터(MPC)와 국제방송센터(IBC), 선수촌이 들어설 밴쿠버 시내에서는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컬링 등 빙상종목이 치러질 예정인데 대학의 아이스링크와 헤즈팅스공원 아이스아레나를 그대로 활용하거나 증축할 계획이다. 밴쿠버 대회유치위는 자국에서 개최했던 76년 몬트리올 하계올림픽과 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2001년 에드먼턴 세계육상선수권, 월드컵스키 등에서 얻은 노하우를바탕으로 성공적인 대회 운영을 자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