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카드를 합병한 국민은행이 카드채 상환 자금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예금 유치에 나서면서 2개월새 정기예금이 3조3천억원 급증했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26일 현재 주력 정기예금상품인 '수퍼정기예금' 잔액이 43조4천억원으로 5월말(41조3천억원)에 비해 2조원, 4월말(40조600억원)에 비해 3조3천400억원 증가했다. 올들어 이 상품 수신 잔액은 1월말 37조8천700억원에서 2월말 39조3천400억원,3월말 40조1천800억원으로 증가하다 4월엔 주춤했으나 5월부터 급증세를 타고 있다. 국민은행의 전체 정기예금 수신 잔액은 현재 60조원으로 5월과 6월 증가액(3조5천억원 안팎)은 '수퍼 정기예금' 증가액과 거의 일치한다. 이는 경쟁 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의 수신액이 정체 또는 감소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민은행은 정기예금 유치를 위해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했던 지난달 하순 `수퍼 정기예금'에 대한 영업점장 전결 금리를 0.20%포인트 올려 만기 1년짜리 기준으로 4.25∼4.60% 범위에서 고객 신용도에 따라 신축적으로 적용토록 했다. 지난달 이후 예금 유치를 위해 정기예금의 수신금리를 올린 곳은 국민은행과 최근 파업에 따른 자금이탈로 유동성 위기를 겪은 조흥은행 밖에 없다. 국내 선도은행인 국민은행이 이처럼 공격적인 정기예금 유치에 나선 것은 국민카드를 합병하면서 자금 수요는 급증했으나 금융채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발행 여건이 좋지않아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카드 합병으로 카드채가 국민은행 부채로 잡히면서 만기도래하는 채권 규모가 커져 자금수요가 크게 늘었다"면서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위해 주로 1년짜리 정기예금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의 주력 정기예금인 '우리사랑 레포츠 정기예금' 잔액은 올들어 3월까지 소폭 증가하다 4월과 5월 각각 9조1천억원으로 변화가 없었으나 이달엔 오히려 8조8천억원으로 감소했다. 신한은행의 '실속정기예금' 역시 26일 현재 잔액이 4조8천억원으로 5월말(4조9천400억원)이나 4월말(4조8천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