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인력감축을 단 한차례도 하지 않는 등 불황을 모르고 성장하던 싱가포르항공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악재를 비켜가지못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공그룹은 사스여파에 따른 실적악화로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확인한 뒤 우선적으로 2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 조기 퇴직을 권고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 회사의 인력감축이 이뤄지면 2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총 3만명에 달하는 직원중 2천500여명이 실직할 것이라는 일부 추측성 보도를 부인했다. 엔지니어링과 공항터미널서비스 부문도 갖고 있는 싱가포르항공그룹은 3만여명의 직원중 1만4천300명이 항공부문에만 종사하는 초대형 항공사로, 그동안 줄곧 흑자를 기록하다 올 2.4분기에 첫 분기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들어 동남아지역을 강타한 사스로 싱가포르 방문객 수는 최고 70% 이상 감소했다. 이로 인해 싱가포르항공은 지난 4월에만 1억1천800만달러(1천4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 5월 말 사스 청정 지역으로 선포됐지만 이미 상당한 타격을 입은 싱가포르경제의 급속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싱가포르항공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스트레이트 타임스는 싱가포르항공그룹이 사스 여파로 지상 근무자를중심으로 전체 직원의 5∼10%에 해당하는 2천500명을 줄이고, 조종사(1천800여명)와승무원(6천600여명)도 2∼5%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비용절감 계획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싱가포르항공의 주가는 17일 전날보다1.8% 오른 6.42 달러에 마감됐다. (싱가포르 AF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