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경선 후보들은 17일 대전 다목적체육관에서 개최된 대전.충남북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 지지를 호소하며 충청권 표심잡기 경쟁을 벌였다. 충청권은 최근 자민련의 아성이 퇴조하는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사활을걸고 당세확장에 나서면서 내년 총선의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으로,후보들은 저마다 지역연고를 내세우며 충청권 공략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또 충남 예산이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고향이라는 것을 의식, 이 전 총재추켜세우기 경쟁도 치열했고 지난 대선때 당론으로 반대했던 행정수도이전도 공약에포함시켰다. 최병렬(崔秉烈) 후보는 "제수씨가 충남 청양출신이다", "대선에서 이회창씨를뽑았어야 했다"고 목청을 높인 뒤 "행정수도이전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저에게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 후보는 또 "국정경험이 없고 생각자체가 불그죽죽한 젊은이들이 온나라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다"면서 `국정경험론'을 내세웠다. 강재섭(姜在涉) 후보는 "제 안사람이 대전에서 대학까지 마친 이 고장출신이니저는 여러분의 사위다", "나라를 위해 이회창 전 총재가 당선됐어야 한다"고 목청을높인 뒤 "행정수도이전에 관한 확실한 견해를 만들어 여러분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강 후보는 이어 "노쇠한 정당, 수구꼴통정당, 패배의 이미지를 깨끗이 씻어내야한다"면서 `세대교체론'을 역설했다. 유일하게 충청출신인 서청원(徐淸源) 후보는 "고향의 선후배.동지 여러분, 다른후보들에게도 박수를 보내달라"고 청중의 박수를 유도하는 등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충청권의 유일한 당권주자인 저를 대표로 뽑아야 지역정당을 탈피할 수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한 후보가 저한테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라고 하는데 집단지도체제면다같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재섭 후보를 겨냥한 뒤 `총선승리후 국정참여론'을 제시했다. 김덕룡(金德龍) 후보는 "저는 충청출신의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 회장직을 맡아 충청도 정신에 투철하게 살아왔다"면서 "97년 대선때 이회창 후보의 당선을 위해민주당 조순 후보를 사퇴시킨 게 바로 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번씩이나 대선에서 진 우리당은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서청원 후보에 견제구를 던졌다. 김형오(金炯旿) 후보는 국회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경력을 상기시키며 "대덕연구단지를 가장 많이 오간 의원"이라며 "대전은 이제 행정수도의 차원을 너머 21세기미래도시로 탈바꿈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충청표심을 자극했다. 이재오(李在五) 후보도 "민주화운동을 벌이던 지난 82년말부터 대전교도소에서2년남짓 충청의 신세를 졌다"고 친근감을 표시한 뒤 "다른 후보들이 부정선거로 선관위의 경고를 받을 때 저는 깨끗했다"면서 공명선거의 상징으로 `장미꽃 한송이'를내밀었다. (대전=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