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으나 본격적인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대한 낙관은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들이 추세적인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12일 거래소시장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11일째 순매수 행진을 하며 순매수 규모를 1조5천억원가까이 끌어 올렸다. 이같은 외국투자자들의 순매수는 2001년 9.11테러 이후와 지난해 10∼12월 대규모 매수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610포인트대에서 650선으로 올랐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을 본격적인 `바이 코리아'를 의미하는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국내외 경기 회복 전망이 불투명하고 한국 관련 펀드로의 자금유입도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등 여건이 아직은 성숙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큰 데도 불구하고 주가지수 상승폭은 40포인트에 지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외국인 매수가 본격화 됐다기보다 지난 2∼4개월간 축소한 비중을 채우는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통령의 방미로 국가 위험도가 감소했다고 평가받은 5월 이후 외국인들의 대만증시 순매수 규모(21억달러)가 한국 증시(10억달러)의 두배가 넘었다"며 "이런 매매강도 차별화도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가 아직은 적극적이지 않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이상원 선임연구원도 "최근 외국인의 국내 증시수급상 영향력이 더욱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외국인 순매수는 한국 관련 펀드자금 유입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기 보다 현금비중 축소를 통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여부도 결국 하반기 IT(정보기술)경기 등 미국 경제회복추이에 따라 좌우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매대금 분석 결과 2001년이나 작년 10월과 같은 매수 강도의 추세전환 시그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외국인 매수를 `추세전환'으로 단정짓기 보다 `중립'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다만, 미국 증시가 2분기 기업실적을 등에 업고 랠리를 이어가면서 펀더멘털 측면의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면 국내 증시 뿐만아니라 아시아 증시를 대상으로 한 주식 사냥이 지속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