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분양권 전매 금지'조치로 인해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7일 이후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에 들어간 수도권 신규 아파트 단지가 모두 1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되는 사태를 연출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지역 및 수도권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도 남양주 마석 건영 캐스빌,이천 증일동 현대홈타운,화성 비봉면 천산 스카이빌 등 3개 단지의 1순위 청약률이 모두 30%를 밑돌았다.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가 시행되기 전인 지난달 말 공급된 경기도 양주 'LG자이',남양주 호평지구 '한화 꿈에그린' 등이 대부분 1순위에서 마감됐던 것과 대조적인 청약 결과다.


이에 따라 앞으로 투기과열지구에서 신규 분양을 앞둔 업체들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업체들은 가수요를 대신할 만한 실수요자 발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분양시장에서 청약열기가 가라앉는 것은 물론 계약률도 저조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1순위 대거 미달


이번수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된 아파트들은 수도권 1순위 청약에서도 미달을 모면하기는커녕 30%도 채우지 못했다.


해당 업체 관계자들은 "분양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남양주 마석지구 인근에서 선보인 건영 캐스빌의 경우 4백44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 겨우 1백명 미만이 청약했다.


건영 관계자는 "그동안 남양주에서 분양한 단지들에 비하면 청약결과가 저조한 편"이라며 "청약통장 1순위자들이 통장 사용을 꺼리기 때문에 3순위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천 증일동에서 분양 중인 현대홈타운도 5백23가구 모집에 1백23명만이 접수,1순위 청약률이 24%에 그쳤다.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측 분석이다.


천산종합건설이 화성시 비봉면에서 공급한 '천산 스카이빌'(2백2가구)도 지난 9일 실시된 1,2순위 청약에서 겨우 20%를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이후 무주택 우선공급제도가 처음 시행된 대전 서구 복수지구 계룡리슈빌도 청약률이 저조했다.


3백46가구의 절반인 1백73가구가 무주택우선 공급분이었으나 청약은 단 12명에 그쳤다.


정부의 강력한 안정대책으로 '떴다방'(이동 중개업소)과 가수요가 사라지면서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대량 미분양 사태 우려


'분양권 전매금지'조치 시행 이후 분양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업계는 청약미달에 이어 대규모 미계약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2순위 마감은 옛날 이야기가 됐다"며 "3순위에서도 청약 완료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입지여건이 뛰어나지 않을 경우 입주 때까지 기다린 뒤 매입해도 되는데다 미분양 가구를 구입하더라도 분양권 전매 금지는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청약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전매금지로 인해 수도권뿐 아니라 서울 동시분양에서도 소규모 단지는 미분양이 속출할 수 있다"며 "앞으로 분양 시장에선 가수요 세력이 배제돼 시장의 건전성이 높아지겠지만 분양시장의 냉각이라는 또다른 문제점과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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