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추경편성을 통해 경기진작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 올해 목표로 한 4%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올해 이라크 전쟁 지연을 비롯 선진국 경제회복 지연, SK글로벌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사스 확산에 따른 수출 감소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목표달성이 쉽지 않지만 추경편성을 통해 소비심리와 기업투자를 최대한 살려보겠다는 계획이다. ◆ 경제적 효과 정부는 4조2천억원의 추경편성으로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25%씩 상승시켜 앞으로 1년간 0.5%포인트의 승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추경편성이 GDP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자본지출의 경우 0.16∼0.17%, 경상지출 0.06∼0.07% 등으로 평균 0.11∼0.12%의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과 같이 경상지출 3분 2에 자본지출이 3분 1일 경우 1조원당 0.12%의 GDP성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감안해 당초 5%대에서 3%대로 낮춰잡고 있는 상황에서 추경 편성만으로는 경제성장률 `마지노선'인 4%대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추경편성이 콜금리의 0.25% 인하와 맞물려 상승 작용을 함으로써 민간투자와 소비심리를 어느 정도 회복시킨다면 올 하반기에만 0.5% 가량의 GDP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경편성은 또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들을 앞당겨 완공함으로써 중장기성장잠재력을 조기 확충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편성으로 경기 가평과 포천군의 신팔-일동 국도건설 공기가 내년에서 올해로 앞당겨지는 것을 비롯, 5개 국도 및 2개 철도 건설, 주거환경개선사업, 수리시설 개보수 등이 3∼6개월 단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추경편성은 특히 3만4천명에게 취업.연수기회를 마련, 지난 4월 현재 7.2%인 청년실업을 0.7%포인트 낮추고 저소득층 중.고생 자녀와 만 5세아에 대한 학비지원이 27만2천명으로 7만7천명 늘어나는 등 서민생활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은 "올해 경제성장률 4% 달성 여부는 추경편성으로 민간소비와 투자가 얼마나 살아나느냐에 달렸다"며 "추경편성에는 올해 집행가능한 사업을 모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 추경예산안 중 이색사업들 추경대상 사업은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투자 1조5천374억원, 서민.중산층 지원 6천585억원, 수출.중소기업 지원 5천901억원, 농가지원 3천857억원, 지역경제활성화 9천364억원, 이라크 복구 지원 등 현안소요 694억원 등이다. 세부 사업별로는 영아.장애아 전담 보육시설 지원자금이 당초 계획보다 48.4%증가한 379억원 투자된다. 경기침체에 따라 보육비 부담이 가장 큰 농어촌 및 저소득층 밀집지역 영유아의 보육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영아전담시설은 전국적으로 200개에서 400개로, 장애아 전담시설은 18개소에서 38개로, 민간시설 영아반은 4천243개에서 9천553개 등으로 늘어나고 영아.장애아에 대한 보육수혜 인원도 8만8천명으로 100% 증가한다. 정부는 또 77억원의 예산을 투입, 국민연금 신규가입 사업장의 연금상담을 해주는 '상담도우미' 1천630명을 채용한다. 다음달부터 실시하는 국민연금의 5인 미만사업장 확대적용과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일석이조(一石二鳥)' 의 포석이다. 초.중고는 팬티엄Ⅰ급 이하의 저성능 노후 컴퓨터 10만2천대가 올해 안에 팬티엄Ⅳ급으로 교체된다. 이는 초.중고 전체 팬티엄Ⅰ 컴퓨터의 35%에 해당된다. 컴퓨터 교체는 일선학교의 교육여건 개선은 물론 대규모 컴퓨터 수요 창출로 중소 컴퓨터업체 경기진작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14세 이하 어린이의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에 105억원이 신규 투자된다. 어린이에게 효과가 높은 체험 및 실습위주의 교통교육을 실시하는데 필요한 교통교육용 장비 및 기자재보급이 이뤄지게 된다. 10만명당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우리 나라가 4.7명으로 미국 4.0명, 일본 1.3명, 영국 1.5명, 독일 1.9명 등에 비해 많다. 최근 대구지하철 참사의 원인이었던 지하철 전동차 내장재가 불연재로 교체된다. 철도청 463억원과 서울지하철 400억원, 부산지하철 107억원, 인천지하철 30억원 등모두 1천억원이 새로 투자된다. 이밖에 사스 등 전염병 관리체계를 강화하는데 94억원이 지원되고 휴전선 부근 근무 사병들의 병영시설 개선에 300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daeho@yna.co.kr